매년 반복되는 재정적자·비상사태
행정부 견제 못하는 의회 입법권 등
유권자, 문제해결 의지 있는지 물어야
많은 정치인이 권력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는 입을 닫는다. 새로운 의회 권력을 선출해야 하는 유권자들은 왜 굳이 이들을 뽑는 투표를 해야 할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법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통치하고 의회는 구경만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유권자들이 올해 11월 중간선거에 출마할 상·하원 의원 후보들에게 받아내야 할 세 가지 약속이 있다.
첫째, 재정 건전성에 대한 약속이다. 1974년 ‘의회 예산 및 지출유보통제법’이 통과될 당시 미국의 국가부채는 5000억 달러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지금은 그 금액의 80배에 달하는 40조 달러에 이른다. 완전고용과 꾸준한 경제성장 속에서도 연방정부가 매년 2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내는 일이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유권자들은 중간선거 후보들에게 워런 버핏의 ‘5분 해법’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버핏은 자신이 5분 안에 재정적자를 끝낼 자신이 있다며 “국내총생산(GDP)의 3%가 넘는 적자가 발생할 때마다 모든 현역 의원들의 재출마 자격을 박탈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해법은 미국 헌법의 아버지이자 4대 대통령인 제임스 매디슨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버핏은 세상을 움직이는 것이 사랑이 아닌 인센티브임을 꿰뚫어본 것이다.
그러나 법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버핏의 구상은 상·하원 의원의 자격 요건을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 개정이 필요할 수 있다. 그래서 후보들에게 이러한 헌법 개정을 지지할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왜 반대하는지에 대해 질의해야 한다.
둘째, 대통령의 비상 권한 남용 막기다. 미국 국민의 99.9%는 53개의 국가 “비상사태(emergencies)”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놀랄 것이다.
뉴욕대 로스쿨 브레넌정의센터가 집계한 이 수치는 역대 대통령들이 1976년 제정된 국가비상사태법을 근거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횟수를 나타낸다.
이 중 일부는 선포된 지 꽤 오래됐고 심지어 6개는 지난 세기에 선포됐다. 최근에는 현직 대통령이 국가 무역적자라는 비상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말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있었다.
지난 50년간 미국의 번영과 함께 지속된 정상적인 현상이 ‘비상사태’라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후보들은 비상사태의 수와 지속 기간을 줄여 국민의 삶을 더 평온하게 만들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사태는 의회의 연장 결의가 없는 한 30일 후에 자동으로 만료되도록 하는 법안을 지지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셋째, 의회의 입법권을 회복해야 한다. 19세기 의회는 서부 확장, 운하·철도 등 인프라 구축, 노예제와 같은 중대한 국가적 논쟁의 중심 무대였다.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연구소의 제이 코스트가 언급한 것처럼 대니얼 웹스터, 헨리 클레이, 존 캘훈 등 주요 정치인들의 연설은 신문에 실려 전국적인 관심사로 주목받았다.
코스트는 “워싱턴DC에 가본 적이 있다면 도시 설계자들이 당신이 의회를 얼마나 주목하기를 원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19세기 후반 들어 의회는 부패하고 편협해졌다.
이로 인해 권력이 행정부로 넘어가는 개혁이 이뤄졌으나 과도했다. 오늘날 국가적 논쟁은 의회가 아닌 백악관이나 연방대법원에 집중된다.
의회는 더 이상 연방 지출의 대부분을 통제하지도 못한다. 사회보장제도, 건강보험 등에 따른 의무지출이 연방 예산의 약 60%를 차지하게 됐기 때문이다.
의회가 민간 부문의 상당한 지출을 강제하는 연방 규제에 개입하면 잃어버린 위상을 되찾기 시작할 수 있다. 아직 통과되지 못한 행정부 규제 심의에 관한 법률은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법안은 민간 부문 주체에 연간 1억 달러 이상의 영향을 미치는 주요 규제에 대해 의회의 승인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행정부의 과도한 규제 권한을 견제하고 입법부의 역할을 강화해 실질적인 국정 운영에 대한 참여를 되살리기 위해 필요불가결한 조치다.
만약 중간선거에 나서는 후보가 입법부의 실제 통치 참여를 부활시키기 위한 이 작은 발걸음조차 약속하지 않는다면 그에게 이렇게 묻는 것이 타당하다. “당신은 진정으로 입법가가 되고 싶나요?
그렇지 않다면 스타벅스 바리스타를 생각해 보세요. 바쁘게 출장을 다니지 않아도 되고 마음이 맞는 동료들과 일할 수 있는 다른 직업이 많으니까요.”

조지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