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재산분할’ 최태원 재상고
“주주와 그룹 경영에 부정 영향 최소화”
최 회장 측은 14일 오후 11시 59분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시작돼 9년째 이어지고 있는 두 사람의 법정 다툼은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재상고심에서는 파기환송심의 재산분할 비율과 규모 산정에 법리적 오류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이미 한 차례 법리 판단을 내렸고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도 이를 반영해 다시 심리한 만큼, 재상고심에서 결론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다만 판결 확정이 미뤄지면서 최 회장으로서는 거액의 재산분할금을 마련할 시간을 확보하게 됐다.
같은 법원 판단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은 재산분할금 9,440억 원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지급이 늦어질 경우 모두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 단순 계산하면 연 472억 원, 하루 약 1억3,000만 원이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취임한 1988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해 세 자녀를 뒀지만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이 결렬되자 2018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반소를 제기하면서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1,297만5,472주의 절반 수준인 648만7,736주의 분할을 청구했다.
1심은 SK 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고 재산분할금 665억 원과 위자료 1억 원을 인정했다. 2심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이 SK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보고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재산분할금은 1조3,808억 원, 위자료는 20억 원으로 늘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2심의 재산분할 판단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 측에 전달됐더라도 불법 자금인 만큼 재산 형성에 대한 적법한 기여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다만 최 회장의 혼인 파탄 책임을 인정해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도록 한 2심 판단과 이혼 자체는 확정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대법원 판단 취지를 반영하면서도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재산분할 비율을 노 관장 3분의 1, 최 회장 3분의 2로 정하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9,44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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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