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훈련 취소하고 엿새 앞당겨 조기 종료키로
조현 외교장관 “한미 관계자 모두 몰랐다”
‘훈련 중단=대북대화 당연 조건’ 공식화 우려
전작권 전환과도 모순…”공백 메울 협의 필요”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가 미국 측 제안으로 UFS 연습 기간과 규모 등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초 17~27일 실시될 예정이었던 UFS가 6일 앞당겨진 21일 종료된다고 합참은 전했다.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해 이뤄지는 UFS는 1부 훈련에서 방어 작전을, 2부 훈련에서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반출 저지 △지도부 신병 확보 △북한 지역 안정화 등 ‘반격’에 해당하는 작전을 연습한다. 이번 일정 축소 결정에 따라 2부 훈련인 반격 작전 훈련이 취소된 셈이다.
야외기동훈련(FTX)도 대폭 축소된다. 이번 UFS에서 계획됐던 대대급 이상 연합 FTX는 14건이었다. 하지만 한미 군 당국은 이를 각각 따로 실시하거나, 한국군 단독 훈련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한미는 2019년 3월 전구급 지휘소연습인 ’19-1 동맹’ 연습을 1부 방어 작전만으로 축소해 실시한 바 있다. 단, 당시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지고 있던 흐름을 깨지 않기 위해 한미 간 협의가 이뤄진 점에서, 훈련 도중에 축소된 이번과는 거리가 있다.
이와 관련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FTX는) 취소된 게 아니고 (UFS가) 끝나고 연중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훈련 취소로 본토로 돌아간 미 병력이 추가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다시 한국에 들어와 훈련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런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축소 지시 공개 사흘 만에 이뤄졌다. 앞서 16일(현지시간)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한국과의 훈련에 참여하기로 동의해온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훈련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한미 간 밀도 있는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내용은 우리 정부는 물론이고 미국 정부 관계자들도 전혀 사전에 알지 못했다. (훈련 축소 방침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시선 전환을 위한 임시 방편으로 북미회담과 한미훈련 축소 카드를 꺼냈고, 한국은 이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외교가에서는 ‘한미훈련 중단’이 대북 대화의 ‘당연 조건’이라는 외교 공식이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북미대화에 대한 북측 공감대도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훈련 중단이라는 선물부터 안겼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도 북한은 주요 국면마다 이 같은 전례를 악용하려 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임기응변에 연합안보태세가 희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노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한미는 현재 전작권 전환 2단계 조건인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평가(FOC) 검증을 진행 중인데, 이번 UFS에서도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조건 평가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안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훈련 축소로 전작권 전환 평가에 차질이 생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건 1부(훈련)에서 끝나기 때문에 상관없다”고 답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