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캘리포니아 주지사 유력 후보인 민주당 자비에 베세라 전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이 자신이 쌓아 올린 최대 업적이 무너지는 현장을 그대로 물려받을 위기에 처했다.
베세라가 워싱턴을 떠날 당시 미국 내 건강보험 가입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그가 하원의원 시절부터 설계와 통과, 수호에 앞장섰던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ACA) 덕분이다. 현재 공화당 스티브 힐튼 전 폭스뉴스 해설가와 경쟁 중인 베세라 역시 이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11월 선거에서 여론조사상 우세를 보이는 베세라가 당선된다 해도, 그가 마주할 현실은 한 세대 만에 가장 가파른 보험 커버리지 추락이 될 전망이다.
UC버클리 노동센터가 5월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최근 연방과 주 정부의 메디케이드 및 ACA 마켓플레이스 예산 삭감으로 2030년까지 65세 미만 캘리포니아 미가입자 수는 240만 명에서 460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병원 시스템과 보험사, 경제 전반에 파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커버드 캘리포니아(Covered California) 제시카 알트먼 사무총장은 “지금은 분류 작업(triage) 상황”이라며 “차기 주지사가 마주하게 될 현실”이라고 말했다.
노동센터의 미란다 디츠 의료 프로그램 디렉터는 지난 2월 주 의회에서 이번 변화로 캘리포니아에서만 의료업계를 중심으로 약 2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병원들은 미수 의료비 증가를 보고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젊은 가입자들이 이탈하면서 보험사들은 더 아프고 비용이 많이 드는 가입자들만 남게 돼 보험료를 더 올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세라 “보험 유지” vs 힐튼 “불법체류자 지원 중단”
베세라는 연방 삭감으로 영향받는 이들의 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밝혔지만, 연간 최대 30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는 연방 자금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이달 초 폴리티코 주최 정책 포럼에서 “변호사, 회계사, 서류 작업에 낭비되는 수십억 달러”를 언급하며 업계의 낭비를 제거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트럼프 반대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려는 힐튼 후보는 주 정부 예산으로 운영되는 불법체류자 대상 의료 지원을 중단하고, 그 절감액으로 주 소득세 감면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힐튼은 인터뷰에서 “의료 시스템이 엉망이고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이해한다”며 “의료비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조치는 세금을 덜 걷는 것”이라고 말했다.
ACA 성과와 반전
2010년 베세라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리더십 팀 일원으로 ACA 통과를 이끌었고, 바이든 행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는 코로나19 기간 메디케이드 가입 유지 동결, 한시적 보조금 확대, 대규모 홍보와 네비게이터 지원 등을 통해 2024년 미국 보험 가입률을 92%(3억1천만 명)라는 역대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공화당은 이러한 정책이 부정·낭비성 가입을 부풀렸다고 비판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등록 기간을 단축하고 소득 신고를 강화했으며, 지난해 여름 의회를 통과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으로 향후 10년간 메디케이드 지출을 9천억 달러 이상 삭감할 예정이다.
강화된 ACA 프리미엄 세액 공제 역시 지난해 만료되면서 올해 가입자가 300만 명 가까이 줄고 중산층 보험료가 급등했다.
조지타운대 사브리나 코를렛 교수는 “수백만 명에게 보장을 확대했던 정책들이 거의 전면적으로 뒤집히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개빈 뉴섬 현 주지사와 민주당 의회는 이미 비용 부담을 이유로 불법체류자 신규 등록을 동결하고 일부에게 월 보험료를 부과하기로 했으며, 합법 이민자 및 난민에 대한 연방 지원 보전도 일시적으로만 하기로 합의했다. 일부 삭감 조치는 2027년 7월까지 유예돼, 최종 결정은 차기 주지사 몫으로 남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