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노숙자 텐트촌 강제철거 ‘그대로 강행’ 논란… 재난 속에서도 쫓아낸다

A group of tents sitting on the side of a road
Photo by Milan Cobanov on Unsplash

108도 폭염·유독가스 속에서도 길로 내몰아… 시의회, 철거 중단안은 또 ‘보고서로’ 미뤄

로스앤젤레스 시의회가 환경 재난 시 노숙자 텐트촌 철거(sweep)를 중단하자는 제안을 사실상 보류했다.

시의회는 27일, 도시나 주 정부가 환경 재난을 선포한 지역의 텐트촌 정비를 중단하도록 위생국에 지시하는 안을 표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발의자인 이사벨 후라도(Ysabel Jurado) 시의원은 표결 직전 내용을 뒤집었다. “즉시 중단하라”는 원안에서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을 보고하라”는 수정안으로 바꾼 것이다. 15명의 시의원 전원은 이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보고서 제출 기한조차 없다.

제안은 왜 나왔나

후라도 의원이 속한 보일하이츠는 지난 6월 Lineage 냉동창고 대형 화재로 유독 연기와 썩은 음식 냄새로 뒤덮였다. 그는 화재 직후 “재난 때는 노숙인 단속을 멈춰야 한다”는 동의안을 냈다.

그는 동의안에서 “정기적인 정비는 위생상 필요하지만, 재난 상황에서 야외에 머물러야 하는 노숙인에게 위험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극심한 폭염, 대기오염, 연기, 유해 잔해 등 환경 비상사태 때, 거처를 잃은 주민들에게 짐을 들고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은 위험한 상황에 대한 노출을 더 늘릴 뿐”이라는 것이다.

원안대로라면 위생국은 재난 선포 지역에 ‘예정된 정비는 실시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쿨링센터와 쉼터, SNS 등을 통해 공지해야 했다.

4만5천 명이 길 위에 있다

이 결정은 수천 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최신 노숙인 통계에 따르면 LA시에서만 하룻밤에 4만5천 명 이상이 노숙을 경험하고, 그 중 약 60%는 텐트나 길에서 잔다.

시의 정비 작업은 노숙인들에게 텐트를 철거하고 모든 짐을 들고 떠나라고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들은 지원 대상자와 연락이 끊기고, 연구에 따르면 한 달에 한 번 이상 겪는 정비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시킨다.

UCLA 공중보건학과 랜달 쿤 교수는 올해 초 발표한 연구를 인용해 “그들이 간신히 안전을 확보하고 살아남은 장소에서 쫓아내, 108도(약 42도) 폭염 속에서 모든 짐을 들고 걸으라고 하는 것은 해로울 뿐 아니라 비윤리적이고, 소송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시의회는 위생국의 보고서를 받은 뒤에야 다시 중단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 보고서가 나올지, 또 다른 화재와 폭염이 닥쳤을 때 노숙인들이 어디로 가야 할지는 아무도 답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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