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돌아와 다오” 하루 200명 몰려드는 병원…절망에 휩싸인 네팔

네팔 북부를 강타한 대홍수가 사흘째를 맞은 가운데 수도 카트만두의 트리부반대학병원 앞에는 가족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를 합산한 피해 규모는 삼천 명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병원 외벽에는 피해 지역에서 발견된 신원 미상 시신들의 사진이 빼곡하게 붙어 있고 가족들은 그 앞에서 얼굴 하나하나를 눈에 담고 있습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 병원을 찾는 실종자 가족이 하루 이백 명을 넘고 있으며 군과 경찰은 실종자 명단을 직접 취합하고 있습니다.

두 동생을 찾아 병원을 두 차례 방문한 쉰다섯 살 덴징 셰르파는 시신이라도 수습해 장례를 치를 수 있다면 다행이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서른일곱 살 라주 조데리는 실종된 삼촌에게 주려고 준비한 명절 팔찌를 병원 벽 근처에 두고 갔지만 밤새 내린 비에 팔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강 하류에 살던 아버지와 연락이 끊긴 스물아홉 살 라스와 아난은 시신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찾거나 아예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망연자실했습니다.

카트만두 공항에서 병원으로 향하는 길목의 화장터에서는 시신 태우는 냄새가 진하게 풍겼고 홍수 이후 화장 건수도 크게 늘었습니다.

해외에 머물다 귀국길에 오른 네팔인들을 태운 비행기 안에서는 내내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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