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두 번째 대면 정상회담
연 500억㎥ 공급 가스관 사업 논의 유력
유럽 판로 막힌 러, 中 수출 확대 절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넉 달 만에 다시 마주 앉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판로가 좁아진 러시아가 중국으로 천연가스 수출을 대폭 늘리기 위해 추진하는 ‘시베리아의 힘-2’가 핵심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양국은 사업 추진에는 뜻을 모았지만 가격 등 세부 조건에서 이견을 보여온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연합조보와 러시아 인터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31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개막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 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올해 두 번째다.
크렘린궁은 에너지 협력을 비롯한 양국 현안과 주요 국제 정세가 폭넓게 논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번 만남을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회담”이라고 규정하며 양국 협력 확대와 국제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장기간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시베리아의 힘-2’다. 이 가스관은 러시아 북부 야말반도의 천연가스를 몽골을 거쳐 중국까지 운반하는 프로젝트다. 계획대로 건설되면 연간 최대 500억㎥의 러시아산 가스를 중국에 공급할 수 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프로젝트와 관련한 합의를 최종 확정할 가능성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이해관계의 차이로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도 공급 가격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 제재 이후 유럽 시장이 위축된 러시아로서는 중국이 대체 수요처로 중요해졌다. 반면 중국은 러시아의 상황을 협상 지렛대로 삼아 가격과 공급 조건에서 유리한 계약을 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중러 경제 관계가 에너지를 매개로 한층 더 밀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로서는 에너지 수출의 중심축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시키는 전략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된다.
중국 측은 아직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양자 회담 일정과 의제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각국 정상들과 협력 확대 방안과 주요 국제·지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2001년 출범시킨 다자 협의체다.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에 이어 인도·파키스탄·이란·벨라루스가 차례로 합류해 현재 10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올해 정상회의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비슈케크에서 열린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