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고 흔해서 먹었는데 귀한 몸 됐다”… 판매량 30% 폭증한 ‘이 생선’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한때 값싸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서민 음식’으로 여겨졌던 정어리가 젊은층의 새로운 인기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몸값이 달라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건강식으로 주목받은 데 이어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주요 생산국의 어획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공급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영국 가디언은 정어리가 저렴한 저장식품에서 고급 식재료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부 좋아진다?”…SNS 타고 인기 폭발

정어리 열풍의 중심에는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가 있다.

지난해부터 젊은층 사이에서는 정어리를 적극적으로 먹는 ‘사딘맥싱(sardinemaxxing)’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단백질과 오메가3 등이 풍부한 정어리를 많이 먹으면 건강이나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소개하는 영상들이 확산한 것이다. 여기에 정어리 그림이 들어간 옷과 가방 등을 소비하는 ‘사딘코어(sardinecore)’, ‘사딘 걸 서머(Sardine Girl Summer)’ 같은 패션 트렌드까지 등장했다.

실제 판매량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영국 수산업 공공기관 시피시(Seafish)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동안 영국의 정어리 판매량은 약 30% 증가했다. 시피시는 SNS에서 유행하는 ‘사딘맥싱’이 판매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정어리만 집중적으로 먹는 극단적인 식단까지 등장했다. 일부 SNS 이용자는 며칠 동안 거의 정어리만 먹는 이른바 ‘정어리 단식(sardine fast)’을 소개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어리 한 가지 음식에 의존하는 식단은 영양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수요 늘었는데 모로코 어획량은 감소

정어리를 찾는 사람은 늘었지만 공급 상황은 오히려 불안해지고 있다.

가디언은 세계적인 정어리 생산국인 모로코의 정어리 자원이 감소하면서 수요 증가와 맞물려 일부 슈퍼마켓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모로코 현지에서도 정어리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모로코 국영방송 SNRT에 따르면 여러 어장에서 정어리 자원이 감소하면서 공급량은 줄어든 반면 국내 수요는 높은 수준을 유지해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모로코 정부는 지난 2월 자국 내 공급을 안정시키기 위해 냉동 정어리 수출을 중단하기도 했다. 모로코는 2025년 기준 유럽연합(EU)이 역외 국가에서 수입한 정어리 가운데 금액 기준 91%를 공급한 최대 공급국이다.

정어리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포르투갈에서도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포르투갈 마토지뉴스 지역에서는 정어리 어획량이 비교적 양호한 상황에서도 산지 가격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정어리의 평균 경매 가격은 약 80% 상승했다.

‘싸고 건강한 생선’에서 귀한 몸으로

정어리가 인기를 끄는 배경에는 영양과 가격 경쟁력이 동시에 있다. 정어리는 단백질과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등을 함유하면서도 연어나 참치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통조림 형태로 장기간 보관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생활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젊은 소비자들이 찾기 쉬운 건강식으로 주목받은 이유다.

다만 SNS에서 주장하는 ‘피부가 좋아진다’거나 정어리를 집중적으로 먹을수록 건강 효과가 커진다는 주장은 별개의 문제다. 시피시 역시 정어리의 영양학적 장점과 온라인에서 확산하는 검증되지 않은 건강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어리 열풍이 계속되면서 지속 가능한 어획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가디언은 기후변화와 어족자원 감소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SNS발 수요 증가까지 더해진 만큼, 유행 자체보다 정어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잡혔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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