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지명 뒤 당 정책실장을 비서관으로 채용
당 ↔ 의원실 오간 참모들에 “기회 독식” 지적
용혜인 측 “진보정당선 일반적… 예정된 인사”
보좌진 명단 열어보니 참모들, 당·의원실 오가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용 후보자 의원실은 국회 홈페이지에서 2일 현재 보좌진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개 여부는 각 의원실이 결정할 수 있지만 공개하는 게 관례다. 용 후보자가 속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 22명 중 보좌진 명단을 비공개한 건 용 후보자뿐이었다. 전체 국회의원(299명)으로 범위를 넓혀도 비공개 설정한 의원실은 용 후보자를 포함해 2명뿐이었다.
본보 취재 결과 용 후보자의 보좌진은 대체로 후보자와 인연이 깊은 인사들로 채워졌다.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소속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용 후보자의 보좌진 명단에 따르면 용 후보자 보좌진 9명 가운데 최소 5명이 기본소득당의 주요 당직 또는 지역위원장을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예컨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인 1일 의원실 비서관으로 채용된 A씨는 직전까지 기본소득당 정책실장을 맡았다.
다른 보좌진도 마찬가지였다. 선임비서관 B씨는 당 공보담당과 원내기획실, 기획조정실 국장 등을 거쳤고 보좌관 C씨는 2022년 당 상임대표 권한대행을 지냈다. D 비서관도 당대표 수행비서와 서울시당 성동구 지역위원장을 역임했다. 또 다른 비서관인 E씨는 당의 강서·양천구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용 후보자는 국회 보좌진을 대부분 특채로 뽑은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 측이 21·22대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동안 국회 홈페이지의 ‘의원실 채용’ 게시판에 직원 모집 공고를 낸 건 모두 세 차례인데 모두 인턴 비서관을 채용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직자와 보좌진 사이의 인사 이동이 법이나 규정상 문제 되지는 않는다. 다만 용 후보자가 장관 취임 후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당과 의원실 구성의 투명성과 공적 재원의 적절한 사용 여부는 별도로 따져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종득 의원은 “측근들만 기회를 독식해 온 폐쇄적 구조가 자신이 그토록 비판하던 기득권 정치의 표본”이라면서 “원칙도 없고 방향도 없는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된 기득권 정당을 꾸짖어 달라던 후보자의 위선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소수정당의 제한된 재정과 인력풀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당직자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처우를 누리고 국회 경험을 하려면 의원실에 근무해봐야 하는데 이 기회를 나누는 일종의 ‘순환보직’ 성격이 있다는 주장이다. 용 후보자 측도 한국일보에 “당직과 원내 인사 간 이동은 특히 진보정당에선 일반적 사안”이라면서 “(박 비서관 채용 등) 인사 변동은 장관직 지명과 관계없이 의정활동 차원에서 예정된 일정”이라고 밝혔다. 의원실 명단 비공개를 두고는 “최근 보좌진 사칭 사례가 있어 예방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나의 의원과 가족, 보좌진이 독식” 비판도
기본소득당이 용 후보자의 ‘1인 정당’처럼 운영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야권에서 거듭 나오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기본소득당 지도부가 용 후보자의 가족과 보좌진으로 채워졌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당직선거에서) 당대표에 단독 출마한 후보는 용 의원의 국회 비서관을 지냈고, 최고위원 후보들은 각각 용후보자의 배우자, 의원실 입법 보조원, 정책특보 등을 거쳤으며 청년최고위원에 단독 출마한 후보도 용 의원실 비서관 출신”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도대체 하나의 의원과 가족, 그리고 보좌진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독식하는 정당이 있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근아 기자 (galee@hankookilbo.com)
[한국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