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 흉물 건물 방치” LA시 200만 달러 놓고 시장 vs 시의회 ‘네 탓 공방’…

베스 시장 “내가 예산 넣었는데 의회가 삭감” 서한… 의회는 “2만달러로 한 동 정리도 못해”

로스앤젤레스 – LA시 전역에 방치된 흉물 건물 100여 곳을 둘러싸고 캐런 배스  시장과 LA 시의회가 200만 달러 예산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어제오늘 생긴 문제가 아닌 20년 묵은 고질병을 두고 예산 삭감을 이유로 공개 서한전을 벌이는 것을 두고 한인타운을 비롯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또 정치적 제스처”라는 냉담한 반응이 나온다.

베이스 시장은 2일 시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LA 건축안전국(LADBS) 집계로만 우선 관리가 필요한 방치·유해 건물이 100곳이 넘는다.

쓰레기 더미, 무너져가는 구조물, 중단된 공사장이 주민 안전을 위협한다”며 FY26-27 예산안에 포함됐던 200만 달러 정화 예산 복원을 요구했다.

이 예산은 베스 시장이 애초 예산안에 담았으나, 지난 예산 심의 과정에서 시의회가 전액 삭감한 항목이다.

시장은 “여름에 모니카 로드리게스 의원이 발의해 처리 기간을 단축하고 벌금을 강화한 조례에 서명까지 했지만, 실행할 돈이 없다. 공공 안전을 위해 의회가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표면적으로는 안전 대책이지만, 속내를 보면 전형적인 예산 주도권 싸움이라는 분석이다.

첫째, 200만 달러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100곳을 나누면 한 곳당 2만 달러다. 철거, 담장 설치, 보안, 대형 폐기물 처리 비용을 감안하면 한두 곳 정리하고 마는 상징적 예산에 불과하다.

실제 LA시가 방치 건물을 정리하려면 소유주가 유령 LLC 뒤에 숨어 있거나 세금 체납으로 얽혀 있어 City Attorney를 통한 소송과 법원의 리시버십 지정까지 1∼2년이 걸린다.

둘째, 책임 떠넘기기 구조다. 시장은 “나는 하자고 했는데 의회가 삭감했다”는 기록을 남겨 향후 화재나 범죄 발생 시 책임을 의회에 돌릴 수 있다.

의회 입장에서는 조례는 통과시켰지만 집행 인력과 예산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LADBS 관계자에 따르면 방치 건물 민원은 매년 수천 건에 달하지만, 강제 집행 권한이 약해 경고장 발송에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의회가 조례를 강화한 것도, 시장이 200만 달러를 다시 꺼낸 것도 모두 이 구조적 한계를 알면서도 “우리는 일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여줘야 하는 정치적 필요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이번 서한으로 당장 동네가 깨끗해지지는 않는다. LADBS가 각 시의원실과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고, 소송을 거쳐야 하는 지난한 과정을 또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200만 달러 복원 여부는 다음 달 시의회 예산조정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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