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4년차 4인방 “생존비법은 정교한 퍼팅과 독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 차 4인방 고지원(왼쪽부터), 김민별, 이율린, 김민선이 최근 한 대회장에서 골프먼슬리 창간 4주년을 축하하며 손가락으로 숫자 ‘4’를 표현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고지원·김민별·이율린·김민선

골프먼슬리 창간 4주년 인터뷰

입스·퍼트 난조 딛고 슬럼프 극복

잊을수 없는 순간은 ‘데뷔전 첫홀’

시야 넓어져 새로운 시도도 늘어

팬들 응원이 가장 강력한 도파민

후배들에겐 “버티면 얻는점 있어”

 

“프로에 입문한 후에 드라이버 입스(샷 실패에 대한 불안 증세)를 겪다 극복한 적이 있어요. 그 경험 덕에 ‘그것도 이겨냈는데 뭐든 못 하겠어’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이율린)

“퍼터만 잡으면 손이 떨리던 시기가 있었어요. 퍼팅 코치님들을 찾아다니면서 계속 연습하고 배우니 어느 순간 떨림과 부담이 사라지더라고요.”(고지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골프 선수 지망생들에게 꿈의 무대다. 하부 투어에서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거나 서바이벌 게임인 시드전을 통과해야만 뛸 수 있는 투어다. 서울경제 골프먼슬리는 이달 창간 4주년을 맞아 KLPGA 투어 4년 차 4인방 고지원(22), 김민별(22), 김민선(23), 이율린(24)을 한자리에서 만났다.

어렵게 꿈의 무대에 섰지만 지난 4년간 시련을 겪지 않은 선수는 없었다. 이율린은 2년 차에 드라이버 입스 탓에 26개 대회에서 17번 컷 탈락하는 슬럼프를 겪었다. 고지원은 지독한 퍼트 난조에 시달렸었고, 김민선은 정규 투어 입성 직전 심리적 방황에 목표를 잃고 헤매기도 했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위기를 이겨내면서 더 단단해졌다. 이율린은 3년 차 막판에 감격의 첫 우승에 골인했고, 고지원은 통산 3승의 강자로 우뚝 섰다. 통산 2승을 거둔 김민선은 올 시즌 상금왕에 도전 중이다. 김민별은 2년 차에 처음 우승하며 ‘우승 없는 신인왕 출신’이라는 꼬리표와 작별했다.

루키 시절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무엇보다 ‘시야’다. “원래 좀 고지식한 편이라 작은 실수도 용납 못하곤 했는데 시야가 넓어진 지금은 많이 유연해졌어요. 제 컨디션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고 저를 위한 시간도 가질 줄 알고요.” 김민선의 말이다. 김민별도 “신인 때는 무모하다 할 정도로 한쪽만 생각하고 도전적으로 치는 게 많았는데, 요즘은 새로운 시도들도 할 줄 알게 된 것 같다”고 했다.

4인방 모두 4년간 가장 잊을 수 없는 홀로 데뷔전 첫 홀을 꼽았다. 김민별은 그때의 긴장이 되살아난 듯 생생한 표정을 지으며 “어드레스한 양팔이 흔들리는 게 보일 정도로 덜덜 떨었다”고 돌아봤다. 이율린은 정신 없이 첫 홀을 지난 뒤 후반 들어서도 긴장감이 가시지 않고 타수는 불어나기만 하자 속상함에 경기 중 눈물을 터뜨렸다고 고백했다.

신예 티를 벗은 이들 넷이 생각하는 KLPGA 투어는 어떤 무대일까. ‘‘OO을(를) 못하면’ 또는 ‘OO가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무대다’라는 질문을 던졌더니 ‘퍼팅’과 ‘독기’라는 답이 돌아왔다. 고지원이 이율린에게 “언니는 퍼팅을 잘해서 성공하는 거야”라고 하자 김민별도 거들었다. “캐디 오빠가 한 번은 이러더라고요. ‘율린이 파 세이브할 때 저 눈빛 좀 봐봐’” 퍼트 라인을 바닥에 붙어서까지 독하게 본다는 ‘증언’들이 나왔다. 이율린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봤다.

KLPGA를 대표하는 4년 차 4인방은 모두 인터넷 팬카페를 보유한 인기 선수들이다. 팬들과 함께 지난 4년을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들의 응원은 아무리 힘들어도 힘을 내게하는 강력한 도파민이다. 김민별은 “‘잘 못해도 괜찮아요. 우리 눈에는 민별 선수가 제일 멋지니까’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고지원도 “성적이 어떻든 프로님이 가는 길 응원한다”는 말이 가장 힘이 된다고. 김민선은 “코스 안에서 크게 들리는 ‘김민선 파이팅’이 가슴을 울리는 한마디”라고 했다.

4년 전 그들이 겪었던 신인 시절을 떠올리며 루키 후배들에게도 진심을 전했다. 이율린은 “버티고 버티다 보면 분명히 얻는 게 있고 좋아지는 게 있다. 스스로를 의심하기보다 예뻐해주고 믿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고지원은 “지금의 어려움은 누구나 겪는 과정이고 나중에 분명히 큰 자산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응원했고, 김민별은 “하고 싶은 플레이를 다 해보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본인들은 물론 후배들을 위해서도 KLPGA가 더 좋은 투어로 도약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민선은 “최근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을 경험했는데 피트니스 센터 같은 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더라.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보였고 우리 투어도 그런 쪽으로 개선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4년 뒤의 이들은 어떤 선수로 더 성장해 있을까. 고지원이 “골프로도, 골프 외적으로도 더 성숙한 사람이 돼 있기를 바란다”고 하자 김민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좀 더 여유로운 사람이 돼 있으면 좋겠어요. 저를 보고 많은 아이들이 골프 선수라는 꿈을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돼 있으면 더 좋겠고요.”

4년 차 4인방의 인터뷰 전문은 서울경제 골프먼슬리 9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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