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트에서 배 한 개를 집어 들었더니 9달러짜리 가격표가 붙어 있다. 한국 돈으로 1만2000원이 넘는 금액이지만 손에서 놓지 않는다.
5일(한국시간) 한국배수출연합에 따르면 미국 내 한인마트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신고배 1개 가격은 H마트 기준 8.99달러(약 1만2000원)로, 현지에서 유통되는 미국산·칠레산 배보다 최대 5배가량 비싸다. 그럼에도 한인 소비자의 90% 이상이 현지산 대신 한국산 배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삭한 식감과 청량한 단맛이 타국산과 뚜렷이 구별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은 한국 배 최대 수출국이다. 연간 수입량은 1만~1만3000톤으로 전체 한국 배 수출량의 50%를 차지한다. 2023년 대미 수출액은 3750만달러(약 515억원)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한국 배는 현재 30개국에 수출되며 연평균 2만7000~3만톤이 해외로 나간다. 총 수출액은 약 7450만달러(약 1024억원)에 달한다.
비싸도 팔리는 이유… “당도·저장성이 다르다”
한국 배가 비싼 가격에도 선택받는 이유는 품질에 있다. 한국배수출연합 관계자는 “높은 당도와 아삭한 식감이 현지산·타국산과 뚜렷이 구별되는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반응은 온라인에서도 확인된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한국 배를 처음 먹어본 외국인들이 “이렇게 달고 아삭한 배는 처음”이라며 놀라는 영상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국 배는 신선 과일 수출의 가장 큰 장벽인 저장성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통상 신선 과일은 보관 한계로 가까운 동남아 지역 수출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 배는 저장성이 우수해 미주·중동까지 판로를 넓힐 수 있다.
관세청도 “프리미엄급 품질을 앞세운 고급화 전략과 콜드체인 인프라 고도화, K콘텐츠 확산으로 인한 K푸드 인지도 상승이 한국 과일 수출 경쟁력 강화의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 한국 과실류 수출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배수출연합은 수출 통합 브랜드 ‘K-PEAR’를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한글을 표기한 중국산 배가 한국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위조 방지 QR코드와 재배지 번호 부착 등을 통해 짝퉁 근절에 나서고 있다.
수출 시장도 넓어지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올해 2분기 수출검역 협상을 통해 국산 배의 이집트 수출 검역 요건 협의를 완료했다. 북아프리카 시장으로의 첫 진출이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배의 이집트 시장 개척 등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