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 무너진다… 한국·미국 민주당, ‘승리를 위한 연대’가 ‘패배의 청구서’로

용혜인 70% 반대·LA시장 진보끼리 결선… “천막은 넓어졌는데 기둥이 없다”

한국과 미국의 민주당이 동시에 ‘빅텐트 후유증’에 신음하고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해 이념의 스펙트럼을 무한히 넓힌 대가를 국정 운영 단계에서 치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 ‘법은 허용’이지만 민심은 불허

서울 여의도에서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싸고 여권이 분열했다. 9월 10일 기준 반대 여론이 70%를 넘었고, 특히 2030세대와 진보층에서도 과반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쟁점은 겸직이다. 기본소득당 소속 비례대표인 용 후보가 의원직을 유지한 채 장관직을 수행하겠다는 것. 후보자는 “법률이 허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사퇴 관례가 오히려 자리 나눠먹기”라고 기자회견에서 반박했지만, 민주당 대변인조차 “동의할 수 없다”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이는 2020년,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심판을 명분으로 위성정당을 만들어 기본소득당 등을 끌어안은 빅텐트 전략의 청구서다. 선거 때는 표가 됐지만, 권력을 나누는 순간 “누가 주인인가”라는 질문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미국, 진보끼리 개싸움… “It wasn’t me”

로스앤젤레스에서는 400만 도시의 시장 선거가 진보 진영 내전으로 변질됐다. 6월 2일 예비선거에서 현직 카렌 배스 시장 34.3%, 시의원 니티아 라만 29.0%로 결선에 진출, 2005년 이후 현직 시장이 결선에 끌려간 첫 사례가 됐다.

배스 시장은 깨진 인도와 포트홀 논란에 대해 “그 인도들은 내가 시장이 되어서 부서진 게 아니다. 내가 부순 게 아니다”라고 말해 “It wasn’t me가 비공식 모토”라는 조롱을 샀다.

여기에 토론회 생중계까지 차단되자 유권자들은 “Insane”이라며 분노했다. 정작 시민은 배제된 채, 두 진보 후보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만 남은 것이다.

워싱턴에서는 하원 민주당이 중간선거 승리를 확신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그 가족을 겨냥한 전방위 조사 리스트를 준비 중이다. 22억 달러 해외 자금, 사면 장사, LNG 특혜, 엡스타인 파일까지. 그러나 당내에서조차 “뮬러 특검을 종교적 토템처럼 떠받들다 실패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결국 한국과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은 같은 공식이다.

빅텐트 = 선거에선 승리 공식, 국정에서는 분열 공식

전문가들은 “빅텐트는 표를 빌려올 수는 있지만, 정체성과 책임까지 빌려올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천막을 넓게 치면 잠시는 따뜻해 보이지만, 기둥인 ‘우리는 무엇을 위해 함께 있는가’에 대한 답이 없으면, 청구서는 반드시 온다.

지금 그 청구서가 서울과 LA, 워싱턴에 동시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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