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무직입니다!”…생업 접고 ‘테크볼 조별리그’ 전승한 이준석

FILE PHOTO: Signages of the 20th Asian Games Aichi-Nagoya 2026 on display in Nagoya, central Japan May 21, 2026. REUTERS/Issei Kato//File Photo

남자단식 조별리그에서 5전 전승으로 8강행

 

생업을 포기하고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이준석(27) 대한민국 테크볼 국가대표팀 주장이 조별리그 전승을 거뒀다.

대기업 생산직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있던 그는 테크볼이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자 직장을 그만뒀다. 이준석은 21살까지 K4리그 축구 선수로 뛰었고 이후 족구 선수로도 활동했다.

이준석은 17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회 테크볼 남자단식 조별리그에서 5전 전승을 거뒀다.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그는 경기 직후 “지금 무직입니다”라고 외쳤다.

조별리그 한일전에서 일본 와세 아키노리를 세트 점수 2-0으로 이긴 이준석은 “이 경기만큼은 절대 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경기보다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세리머니를 했다.

다른 대표팀 선수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남자 복식에 나서는 이태빈(25)은 보석 디자인 일을 그만뒀고 혼합 복식 김은준(23)은 제약회사 족구팀을 퇴사했다. 한국체대에 재학 중인 장은서(21)를 제외하면 모두 소속이 없다.

훈련 환경도 열악했다. 이들은 자격 미달로 선수촌에 입촌하지 못해 지인의 도움으로 경기 이천의 실내 구장을 대관하기 전까지 야외 공터에서 훈련했다. 장마철에는 비가 오면 공공시설 테이블을 거두고, 비가 그치면 다시 펴는 과정을 반복했다.

이준석은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지난 4월 사비를 들여 헝가리로 향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현지 선수에게 연락해 일대일 훈련을 부탁했다. 그 결과 유럽 특유의 공 스핀 기술과 헤더 훈련법을 익혀 주무기로 만들었다.

이준석은 “테크볼을 준비하며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살았다”며 “긴장해서 지면 후회할 것 같아 끝까지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시상대 맨 위에 서는 것을 목표로 삼은 그는 메달 획득 시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어머니와 여행’을 꼽았다. 그는 “일주일 정도 아무 걱정 없이 쉬고 싶다”며 “어머니를 모시고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테크볼은 축구와 탁구를 결합한 스포츠로 2014년 헝가리에서 처음 고안됐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단식 및 복식, 혼합 복식 등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탁구대와 비슷하지만 공을 발로 차기 쉽도록 곡면으로 설계된 특수 테이블(테크볼 테이블) 위에서만 공이 바운드돼야 하는 엄격한 규칙이 적용된다. 발로 공을 차서 상대 진영으로 넘기는 특성 때문에 족구를 탁구화한 스포츠로 불리기도 한다.

한국은 남자 단식과 남자 복식, 혼합 복식 등 3개 종목에 참가했다.

테크볼 남자 복식에 출전한 이준석과 이태빈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들은 이날 테크볼 남자 복식 패자부활전에서 베트남의 바쯔엉장-레아잉콰를 만나 1-2(8-12 12-11 9-12)로 석패했다.

앞서 B조 2위(1승 1패)로 8강에 올랐지만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이라크의 라디 압둘라흐만 아흐메드 라디-알렐라야위 알리 자릴 메제르를 상대로 0-2(9-12 7-12)로 졌다.

18일엔 김은준과 장은서가 혼합 복식 경기를 치른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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