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련은 빙수 가게를 5곳까지 늘렸다가 모두 정리했고, 이봉원은 잇단 사업 실패로 7억원대 빚을 떠안았다. 방송가의 ‘사업 실패담’처럼 자영업의 현실도 녹록지 않다.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가 97만명을 넘었고, 20년 이상 버틴 음식점의 폐업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사업자는 97만5681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3.2% 감소했지만 새로 문을 연 사업자는 116만8273명으로 4.1% 줄며 5년 연속 감소했다. 신규 사업자 100명당 폐업자는 83.5명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래 버틴 자영업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5년 이상 영업하다 폐업한 사업자는 31만7406명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많았다. 전체 폐업자의 32.5%, 약 3명 중 1명이다. 폐업 사유 가운데 ‘사업 부진’은 49만1966명으로 전체의 50.4%를 차지했다.
특히 음식점의 상황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음식업 가동사업자는 79만8969명으로 전년보다 1.9% 줄어 8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신규 창업은 13만114곳으로 13.6% 감소한 반면 폐업은 14만2557곳에 달했다. 5년 이상 영업한 음식점 가운데 폐업한 곳은 4만1659곳, 20년 이상 영업한 음식점은 2797곳으로 각각 관련 통계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6월 발표한 ‘폐업자 통계분석 및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서도 음식업 폐업률은 15.14%로 전체 사업자 폐업률 8.64%를 크게 웃돌았다. 폐업 소상공인 1500명을 조사한 결과 70.9%는 폐업을 결심한 이유로 ‘수익성 악화·매출 부진’을 꼽았다.
‘장사가 잘된다고 섣불리 사업을 확장했다가 예상하지 못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적지 않다. 최근 방송인들이 잇따라 공개한 과거 사업 실패담 역시 이런 자영업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특히 코미디언 조혜련은 한때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잘되던 빙수 가게를 5곳까지 늘렸지만 결국 모두 정리해야 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지난 1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조회련: 조혜련’에 공개한 영상에서 김구라가 “너도 옛날에 빙수 가게 5개씩 하고”라고 말하자 조혜련은 “그랬다. 다 말아먹고. 겨울에 너무 춥더라”고 답했다.
조혜련은 10여년 전 유명 빙수 프랜차이즈가 본격적으로 확장하던 초창기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앞서 다른 유튜브 방송에서는 “전국에 매장이 13개밖에 없을 때” 매장을 열었다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손님이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됐고, 결국 매장을 5곳까지 늘렸다.
문제는 계절이었다. 조혜련은 “겨울에는 추우니까 사람들이 안 먹는 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매장을 빠르게 늘렸지만 겨울철 수요 감소를 견디지 못했고 결국 “나중엔 너무 어려워져서 그걸 하나하나 다 손해 보면서 팔았다”고 밝혔다.

MBN 전현무계획2 방송 화면 캡처
코미디언 이봉원 역시 여러 차례 사업 실패를 경험했다. 그는 지난 3월 유튜브 채널 ‘알딸딸한참견’에서 지금까지 한 사업의 수를 묻자 “여섯 번 말아먹고 일곱 번째다”고 말했다.
사업 실패 과정에서 상당한 빚도 생겼다. 이봉원은 과거 대형 고깃집과 커피숍, 프로덕션 등 여러 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경험을 공개해왔다. 그는 당시 “사업이 망하며 너무 힘들었다. 난 은행 빚이 아닌 사채를 많이 썼다”며 한때 한 달 이자로 600만원가량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아내 박미선이 빚을 대신 갚아줬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봉원은 “박미선에게 도와달라는 말은 안 했다”며 “행사와 야간업소 등에 출연해 약 10년에 걸쳐 7억원의 빚을 갚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다시 외식업에 도전해 현재는 충남 천안에서 짬뽕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봉원처럼 실패를 경험하고도 다시 외식업에 뛰어드는 사례는 자영업 시장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음식점은 14만2557곳이 문을 닫아 신규 창업 13만114곳을 웃돌았지만, 한 해 동안 13만곳 넘는 음식점이 새로 문을 열었다. 폐업 위험이 큰 상황에서도 외식업 창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여전히 적지 않은 셈이다.
다만 창업 시장 전체로 보면 사람들이 선택하는 업종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창업기업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창업기업은 56만5640개로 전년 동기보다 1.5% 감소했다. 도·소매업 창업은 10.7% 줄었고 제조업도 2.8% 감소하는 등 내수와 밀접한 업종의 부진이 이어졌다.
정부도 자영업자가 실패했을 때 감당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하반기 소상공인 기본사회보장 체계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고 1인 소상공인을 위한 육아지원금 도입과 건강 돌봄비 신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는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을 확대하고 중·저신용자와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상공인에 정책자금을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정책자금 가산금리 부담도 현행 0.0~1.6%에서 0.0~1.2%로 낮출 예정이다.
중기부는 늦어도 2028년부터 소상공인 사회보장 체계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도록 한다는 목표다. 폐업자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빚을 안고 사업을 접고 있는 만큼, 창업부터 폐업 이후 재기까지 자영업자가 홀로 위험을 떠안는 구조를 줄이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