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서 영장 없는 무차별 이민 단속·체포 ‘제동’

LA와 OC 등 남가주에서 ICE의 영장 없는 무차별 이민자 단속에 제동이 걸렸다. ICE 요원들이 한 이민자에 수갑을 채우고 있다. [로이터]

LA 연방법원이 남가주에서 연방 이민당국이 영장 없이 이민자를 체포하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앞으로 이민 단속 요원이 체포영장 없이 민사상 이민 체포를 하려면, 먼저 영장을 발부받을 때까지 대상자가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구체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연방 중부지법의 마메 에우시-멘사 프림퐁 판사는 16일 예비금지명령을 통해 이같이 명령했다. 판결의 적용 지역은 LA를 비롯해 오렌지, 리버사이드, 샌버나디노, 벤투라, 샌타바버라,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 등 연방 중부지법 관할지역 전체다.

판사는 이민법 위반 상태로 미국에 체류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영장을 발부받기 전에 도주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영장 없이 체포할 경우에는 당시 알려진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도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사실과 상당한 이유를 체포 전에 확인하고 기록해야 한다.

이번 판결은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직장이나 사업장, 거리 등에서 이민 신분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체포되는 상황에 대해 연방 요원들이 영장 없는 체포의 필요성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판결이 ICE의 영장이 있는 체포나 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체포까지 금지한 것은 아니다.

판결은 이민자와 가족의 미국 내 생활 기반을 도주 가능성 판단에서 반드시 고려하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원고 측 변호사들은 미국 시민권자인 자녀, 직장, 배우자 등 지역사회와의 연고를 무시하고 도주 위험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소송은 남가주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퍼블릭 카운슬 등이 지난해 제기했다. 원고 측은 연방정부가 영장 없는 체포 과정에서 필요한 도주 가능성 판단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은 최종 판결이 아니며, 정부가 실제로 불법적인 체포 정책을 운영했는지에 대한 최종 판단은 향후 소송 과정에서 내려지게 된다.

이 결정으로 남가주 이민자들은 영장 없는 체포가 이뤄지는 경우 단순히 미국 내 불법체류라는 이유만으로 도주 가능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개별 체포의 적법성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체포나 단속 상황에서는 이민법 변호사 또는 법률지원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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