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세’ 설계자의 두 얼굴… 15년 묵은 폭행·공갈 의혹에 캘리포니아 노동계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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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IU-UHW 데이브 레이건 회장, 노조 내부 조사서 ‘협박·폭행’ 혐의 일부 인정
 캘리포니아 발의안 40호(Prop 40) 운명 흔들… 지지자들 “개인 아닌 정책” 거리두기

캘리포니아 ‘억만장자세’ 발의안 40호를 설계하고 추진해온 노동계 거물이 15년에 걸친 조직 내 괴롭힘과 폭력 의혹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

주인공은 12만 명의 의료 노동자를 대표하는 SEIU-United Healthcare Workers West(SEIU-UHW)의 수장 데이브 레이건 회장. 그를 둘러싼 2건의 독립적인 내부 조사가 지난주 공개되면서, 캘리포니아 노동운동 전체가 분열과 자성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레이건 회장은 지난해 억만장자세 지지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다른 노조를 상대로 지지 서명을 강요하려 했다는 협박(공갈) 혐의가 사실로 인정됐다.

또 2009년 SEIU 캘리포니아 주협의회 전직 간부를 폭행했다는 의혹과, 올해 한 행사에서 협의회 직원을 신체적으로 위협했다는 의혹도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노조 내부가 “긴장, 비방, 상호 고발이 만연한 문화”에 빠져 있었고, 이번 세금 논쟁이 노동계 분열을 극대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모든 게 새로운 사실이 아닙니다. 노동운동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었던 일이죠.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테리 브레난드, 전 주협의회 로비스트

사실 레이건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1년 소송에서는 경쟁 노조 지도자들에게 폭언을 하고, 지지자들에게 이민단속국(ICE)을 부르겠다고 위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8년에는 직장 내 괴롭힘과 보복 문화가 만연하다는 소송이 제기돼 2020년 합의로 종결되기도 했다.

레이건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억만장자세를 발의안으로 올린 것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일부 발언이나 사건의 세부 내용은 인정했다.

Prop 40, 최대 정치 격전지로… 노동계도 ‘손절’ 움직임

논란은 절묘한 시점에 터졌다. Prop 40은 2026년 1월 1일 기준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10억 달러 이상 자산가에게 자산의 5%를 한 차례 부과하는 세금으로, 공화당의 ‘One Big Beautiful Act’로 인한 의료 예산 삭감을 메우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교사노조(CTA), 건설노조는 반대하고 개빈 뉴섬 주지사, 차비어 베세라 주지사 후보도 반대한다. 반면 캘리포니아 노동연맹, 주 민주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은 찬성이다. 구글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등 거대 억만장자들은 반대 정치활동위원회에 이미 1억 2천만 달러 이상을 쏟아부었다.

이번 의혹 이후 지지자들의 입장은 복잡해졌다. Prop 40을 지지했던 캘리포니아 흑인 의원 모임은 14일 성명을 내고 레이건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폭군의 도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롤라 스몰우드-큐바스 주 상원의원은 Prop 40 지지를 철회했다.

반면, Prop 40을 지지하는 전국간호사노조(NNU)의 푸닛 마하라지 사무총장은 “아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이 문제는 레이건 개인보다 더 큰 문제”라며 법안 통과를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SEIU 전국본부의 에이프릴 베렛 회장은 독립 조사를 승인했으며, 12월 청문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12일에는 캘리포니아 일차의료협회가 레이건 회장과 노조를 상대로 투표안을 무기로 노동 협상을 강요했다며 공갈(RICO) 혐의로 연방 소송을 제기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는 팽팽하다. 공공정책연구소(PPIC)가 9월 유권자 1,1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찬성 52%, 반대 46%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 스캔들이 당장 유권자 표심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 레이건 회장의 정치적 미래와 노동운동의 도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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