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달러에 샀는데 무려 8000배 ‘껑충’ $25만달러까지 …복도 구석에 걸려있던 그림의 놀라운 반전

미국에서 단돈 30달러(한화 약 4만2000원)에 팔린 작은 그림 한 점이 20세기 미국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거트루드 애버크롬비의 진품으로 확인됐다. 프리먼스
미국에서 단돈 30달러에 팔린 작은 그림 한 점이 20세기 미국 초현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거트루드 애버크롬비의 진품으로 확인됐다.
이 작품은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최대 25만달러에 거래될 전망이다.

23일 미국 UPI통신과 경매업체 프리먼스에 따르면 지난 7월 미국 미시간주에서 열린 유품 정리 행사, 이른바 ‘에스테이트 세일’에서 빈티지 가구와 레코드판을 수집해온 한 구매자가 차고로 이어지는 복도 구석에 걸려있던 조개껍데기 그림을 30달러에 사들였다.

에스테이트 세일은 고인의 유품이나 이사로 처분해야 하는 가재도구를 한꺼번에 판매하는 행사를 말한다.

당시 이미 물건 대부분이 팔려나간 뒤여서 구매자는 큰 기대 없이 행사장을 둘러보던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매자의 눈길을 끈 건 그림 왼쪽 아래 적힌 서명이었다. ‘abercrombie ’51’이라는 문구를 발견한 구매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구입했다.

이후 여름이 끝나갈 무렵 미국 밀워키미술관에서 열린 애버크롬비 회고전 ‘The Whole World Is a Mystery’를 관람하게 됐고 전시 도록을 넘기던 중 자신이 산 그림과 똑같은 작품이 담긴 옛 사진을 발견했다.
해당 사진은 1952년 시카고 트리뷴이 뉴먼브라운 갤러리 전시를 다룬 기사에 실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구매자는 애버크롬비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수전 와이닝어에게 감정을 의뢰했다.

감정 결과 작품은 애버크롬비가 1951년 제작한 ‘시의원 메리엄의 조개껍데기(Alderman Merriam’s Shells)‘로 확인됐다.

가로 8인치 세로 11인치 크기의 이 작품에는 조개껍데기 9개가 회색 배경 위에 흩어져있고 그중 원뿔 모양 조개 하나는 실에 매달린 듯 묘사돼있다.

조개껍데기의 주인은 당시 시카고 하이드파크 지역 시의원이었던 로버트 메리엄으로 파악됐다.

작품이 시카고를 떠나 미시간주까지 흘러간 경위도 함께 드러났다.

애버크롬비는 1952년 초 진료를 받은 대가로 이 그림을 미시간주 캘러머주의 의사 존 레이놀즈에게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그림은 레이놀즈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의 손에 남아있었고 이후 유족에게 상속돼 약 75년간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나있었다.

작품은 현재 복원 작업을 마치고 프리먼스가 오는 10월 1일 뉴욕 이스트67번가 사옥에서 여는 ‘전후·현대미술(Post-War & Contemporary Art)’ 경매에 3번 순번(Lot 3)으로 출품될 예정이다.

프리먼스가 제시한 추정가는 15만~25만달러(한화 약 2억1000만~3억5000만원)이며 경매 시작가는 7만5000달러(한화 약 1억500만원)로 알려졌다.
최고 추정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애초 구매가 30달러 대비 8000배가 넘는 가격이다.

프리먼스의 자크리 워섬 전후·현대미술 부문 부사장은 이번 발견에 대해 밀워키 전시 관람객들에게 ‘이런 재발견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설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 사례가 나타났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애버크롬비는 생전 조개껍데기 문양을 반복적으로 그려 이를 ‘개인적 상징’으로 삼았던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이번 작품은 그가 실제 사물을 앞에 두고 사생한 몇 안 되는 사례라는 점에서도 미술사적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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