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켄드이슈] 새 차 못 사고 13년 탄 차 계속 고쳐 타는 미국인들…“비싸도 너무 비싸”

고금리와 차량 가격 상승 여파로 자동차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신용자들의 차량 구매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한 자동차 딜러 매장. [로이터]
신차 가격 급등과 높은 자동차 대출 금리가 맞물리면서 미국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의 평균 연령이 사상 처음 13년에 도달했다.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초 미국 도로를 달리는 승용차와 경트럭의 평균 연령은 13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4년 12.6년, 지난해 12.8년에 이어 3년 연속 상승한 수치다. 2008년 평균 연령 10.4년과 비교하면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3년 가까이 늘었다.

특히 승용차 노후화가 두드러진다. 올해 미국 승용차 평균 연령은 약 14.1년으로 SUV·픽업트럭 등 경트럭보다 더 높다. 소비자들의 선호가 SUV·픽업트럭으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승용차가 더 오래 도로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배경은 신차 구입 부담이다. 최근 수년간 신차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자동차 대출 금리까지 높아지면서 차량 교체를 미루는 소비자가 늘었다. 자동차 내구성이 개선돼 예전보다 오래 탈 수 있게 된 것도 교체 주기를 늘리는 요인이다.

미국인 3명 중 1명은 달걀·우유 같은 필수 식료품을 할부로 구입할 만큼 가계 여력이 빠듯한 상황인 만큼 수천만원짜리 신차 구입은 더욱 부담스러운 선택지가 됐다.

자동차가 늙으면서 소비 구조도 바뀌고 있다. ‘새 차를 사는 소비’에서 ‘헌 차를 고쳐 타는 소비’로 이동하면서 자동차 업계 희비가 엇갈린다. 완성차 업체에는 신차 교체 수요가 뒤로 밀리는 부담이 생겼고, 반대로 부품업체와 정비업체에는 거대한 시장이 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출고 후 6~14년 된 차량을 부품 교체와 정비 수요가 집중되는 ‘스위트 스폿’으로 본다. 현재 미국 도로에는 이 연령대 차량만 1억1000만대 이상으로 전체의 약 38%를 차지하고 2028년에는 4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무조건 차량이 오래된다고 부품업체에 호재만은 아니다. 지나치게 노후화된 차량은 소비자가 수리보다 폐차를 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차종별 부품 수요 변화로 재고 관리도 복잡해진다.

미국의 ‘13년 자동차’는 단순히 차 수명이 길어진 현상을 넘어 비싼 신차 앞에서 이미 가진 것을 더 오래 쓰는 방향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신차를 더 많이 파느냐보다 이미 도로에 나온 낡은 차를 누가 더 오래 달리게 해주느냐가 새로운 시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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