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케이트보드 사상 첫 금메달
트릭 1·2차 0점 뒤 3차 92.40점
스트리트 결선서 180.85점으로
일본 선수 제치고 짜릿한 역전 우승
트릭 세션 1·2차 시기 연속 0점에 그쳤던 전광판. 그리고 찾아온 마지막 3차 시기. 이마저 실패하면 런 세션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허탈하게 대회를 마무리해야 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2008년생 강준이(서울영등포고)의 배짱은 두려움보다 컸다. 숨을 깊게 내쉬고 뚝심 있게 보드 위에 올라 다시 한번 높이 뛰어올랐다. 마지막 도전 기술은 앞선 두 번의 시도에서 실패했던 ‘얼리 백쓰리 힐플립 립슬라이드’. 전세계에서 강준이를 포함해 단 두명만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보다 쉬운 기술로 메달에 도전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현존하는 최고난도 기술로 금메달에 승부를 걸었다. 완벽하게 성공한 기술과 함께 마침내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스스로 볼을 꼬집어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강준이는 27일(현지시간) 일본 아이치현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남자 스트리트 결선에서 최종 합계 180.85점을 받아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강준이는 일본의 사사키 도아(172.35점)와 오노데라 긴우(168.11점)를 제치고 우승을 확정 지었다.
스케이트보드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남녀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18년 대회 당시 은주원이 남자 스트리트에서 따낸 동메달이 유일한 입상 기록이었다. 특히 이번 금메달은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개최국 일본을 안방에서 누르고 일궈낸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스케이트보드 스트리트 종목은 계단과 난간 등 도심 지형을 본뜬 코스를 45초간 누비는 런(Run) 세션 3회, 한 가지 기술로 겨루는 트릭(Trick) 세션 3회로 진행된다. 런과 트릭에서 각각 얻은 최고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각 플레이에서 실패하면 0점 처리된다.
이날 결선에서는 극적인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강준이는 런 세션 3차 시기에서 88.45점으로 1위에 올랐지만, 이어진 트릭 세션에서 위기를 맞았다. 야심 차게 준비한 고난도 기술 얼리 백쓰리 힐플립 립슬라이드를 시도했으나 1·2차 시기 모두 착지에 실패해 연속 0점에 그친 것. 2차 시기 직후 코치 품에 안겨 참았던 눈물을 쏟아낸 강준이는 일본 선수들에게 밀려 순위가 5위까지 떨어졌다.
벼랑 끝에 섰지만 강준이의 도전 정신은 꺾이지 않았다. 마지막 3차 시기에서 그는 거짓말처럼 기술을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최고난도 기술답게 전광판에 찍힌 점수는 92.40점. 단숨에 순위를 뒤집으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이번 금메달은 강준이 개인에게도 남다른 결실이다. 2021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그는 무릎 부상으로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 무산되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부상에 굴하지 않고 2024년 세계적인 아마추어 대회인 탬파암에서 한국인 최초로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액션 스포츠 대회인 엑스게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역시 세계 최정상급 프로 리그인 스트리트 리그 스케이트보딩(SLS) 데뷔전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입증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