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FBI 대테러 조직을 이끌던 최고위 간부 2명이 백악관 핵심 참모의 아내를 둘러싼 수사를 문제 삼았다가 하루아침에 좌천된 사실이 드러나며 FBI 내부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사건의 주인공은 FBI 워싱턴 필드오피스 대테러 담당 특별수사책임자(SAC) 마이클 버그월드(Michael Burgwald)와 그의 부관 코틀랜드 레이(Courtland Rae)다. 두 사람은 지난 금요일(9월 25일) 워싱턴 현장직에서 해임돼 FBI 본부로 전보 조치됐다.
“테러 연관성 없다” 판단이 발단
문제의 발단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의 아내인 케이티 밀러(Katie Miller)에게 걸려온 협박성 전화였다. 보수 성향 팟캐스터로 활동 중인 케이티 밀러가 괴롭힘 전화를 받았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FBI 워싱턴 지부는 이를 대테러 부서에 배당했다.
그러나 현장 수사관들은 전화 내용이 FBI의 테러 수사를 개시할 임계치에 미치지 못하고 테러와의 연관성(nexus)도 없다고 결론 내렸다. 버그월드와 레이는 대테러 조직이 왜 이 사건을 맡아야 하는지, 수사의 적법성과 타당성에 대해 상부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FBI 수뇌부는 워싱턴 지부가 케이티 밀러를 노린 전화 처리에 미온적이었다는 이유로 두 사람을 문책성 인사 조치했다.
FBI “본부 지시 아니다” vs 백악관 “수사 방해했다”
논란이 커지자 FBI는 진화에 나섰다.
워싱턴 필드오피스를 총괄하는 대런 콕스(Darren Cox) 국장대행은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인사는 카시 파텔 FBI 국장의 지시가 아니었다”며 “임무 수요에 대한 지속적인 평가에 따라 워싱턴 필드오피스 차원에서만 내려진 인사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 외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FBI 공동 부국장인 크리스토퍼 라이아(Christopher Raia) 역시 “보도에 반영되지 않은 여러 요소를 기반으로 적절한 절차를 통해 처리된 결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백악관은 정반대 입장이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FBI 고위 지도부가 두 간부가 매우 심각한 위협에 대한 수사를 방해(stifling)하고 있다고 판단해 독자적으로 제거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대변인 로렌 비스(Lauren Bis)는 스티븐 밀러 부부가 버그월드나 레이와는 일면식도,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좌천된 두 사람은 FBI 내에서도 정예 요원으로 통한다. 버그월드는 2016년 국가안보 관련 상을 받았고, 레이는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경력이 있다.
초기 내부 조사에서 이미 해당 전화들이 FBI 수사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대테러 자원을 동원해 끝까지 수사하라는 압박이 있었고 이를 거부한 베테랑들이 희생양이 됐다는 지적이 FBI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