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LA 한인타운의 일상… 지우면 또 생기는 낙서, 치우면 또 쌓이는 쓰레기, 그리고 잠든 시정

시민은 MyLA311에 100건을 올려도 제자리, 시청은 회의실에서 바쁘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중심가.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열면 같은 풍경이 반복된다.

흰 벽을 가득 메운 검은 태깅, 쓰레기통 밖으로 넘쳐 바닥을 굴러다니는 컵과 음식 용기, 그리고 인도 한복판에서 가방을 베고 잠든 사람. 기자가 1일 한인타운 90005 일대를 돌며 찍은 사진 4장은, 주민들이 말하는 ‘일상’ 그 자체였다.

한 주민은 “MyLA311 앱에 나보다 많이 올린 사람 없을 것”이라며 “시의원 사무실에서 전화까지 왔지만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진 속 현장은 신고와 처리의 무한 반복을 보여준다. 새로 칠한 벽 위에 다시 그려진 대형 낙서, 시에서 지운 흔적 위에 덧그려진 낙서, 넘치는 쓰레기통. ‘처리 완료’로 닫힌 민원은 현장에서는 며칠 만에 원상복구된다.

문제는 청소 속도가 아니라 거버넌스다.

LA시는 15개 지역구 의원이 각자 왕국처럼 움직이는 구조다. 낙서 하나를 지우려면 위생국, 건물안전국, 교통국, 경찰국이 따로 움직여야 한다. 부서 간 협업 지표는 없고, “72시간 내 제거”라는 건수 중심의 성과만 남는다. 왜 같은 장소에서 3개월째 반복되는지를 묻는 시스템은 없다. 청소는 외부 용역에 맡겨 계약서상의 순회 횟수만 채우면 된다.

시청은 바쁘다. 멋진 시청사와 회의실에서 예산, 개발, 소송을 논의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정작 시민이 매일 밟고 지나가는 인도의 현실은 회의 안건 순위에서 밀린다.

시민들은 묻는다. 언제까지 시민이 사진 찍어 신고하고, 직접 치우면서까지 버텨야 하느냐고. 한인타운의 거리는 지금, 시정의 무관심을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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