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고교 대란… 900곳 동시 시위·3000명 체포 “교실이 무너진다”

FILE PHOTO: FILE PHOTO: French high school students hold placards during a demonstration by public sector workers to demand better working conditions and more resources, as part of a day of strikes and protests by public sector workers, including firefighters, in Paris, France, September 29, 2026. The slogans read "Youth says 'Fuck the National Front' " and "So what is Edouard Geffray doing ?". REUTERS/Tom Nicholson/File Photo/File Photo

파리=프랑스 내무부, 교육부 발표 종합

프랑스 전역의 고등학교(lycée)가 마비됐습니다. 교사 부족과 열악한 교육 환경에 분노한 학생들의 시위가 2주째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3천 명에 가까운 청소년이 체포되고 500여 개 학교가 폐쇄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내무부는 시위가 시작된 지 약 2주 만에 전국에서 약 3,000명이 체포됐으며, 목요일 하루에만 2,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연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시위가 격렬한 충돌로 번지면서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에두아르 제프레(Édouard Geffray) 교육부 장관에 따르면 학생 170명, 교직원 65명이 다쳤고, 경찰관 4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요일인 어제 하루에만 프랑스 전역에서 약 900건의 시위가 벌어졌고, 학생들이 학교를 봉쇄하고 불을 지르며 진압 경찰과 충돌하면서 500개 이상의 학교가 문을 닫았습니다.

왜 거리로 나왔나 – “35명이 한 교실, 의자도 없다”

시위의 핵심은 교사·지원인력 부족입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4-2025학년도 통계에 따르면 공립 중·고등학교 수업의 10% 가까이가 결강됐고, 그 중 7.5%는 대체 교사조차 구하지 못해 사라진 수업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증언은 처참합니다.

“오늘 우리 학교는 자원, 교사, 책상 부족으로 마비됐다. 양호교사도 감독관도 없는데, 하는 일은 휴대폰을 빼앗는 것뿐이다” (AFP 인터뷰)

“우리는 한 반에 35명이다. 교실에 의자도 부족하다” (파리 교외 팡탱, 15세 학생)

“35명이 한 교실에 있다. 여름엔 35도인데 견딜 수 없다. 화장실도 부족하고, 천장에선 물이 샌다. 건물은 무너지고 급식실은 너무 좁다. 예산도, 자원도, 감독관도 없다” (스트라스부르, 17세 학생)

올 여름 서유럽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염도 불을 붙였습니다. 프랑스는 올 여름 폭염으로 8,0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냉방시설 없는 교실에서 수업을 들어야 했던 학생들은 “제대로 공부할 환경만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대학 입시 지원 시스템인 ‘파르쿠르숩(Parcoursup)’에 대한 불신과 스트레스도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어떻게 번졌나 – 크레테유 한 고교에서 전국으로

시위는 9월 말 파리 외곽 크레테유의 생텍쥐페리 고교에서 시작됐습니다. 교사 부족에 항의하던 소규모 봉쇄가 일드프랑스 지역 수십 개 학교로 번졌고, 이번 주 들어서는 렌, 낭트, 보르도, 툴루즈, 마르세유, 그르노블, 스트라스부르, 릴까지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지난 월요일 180개교였던 봉쇄 학교는 금요일 500개교를 넘어섰습니다.

목요일은 가장 격렬한 날이었습니다. 마르세유 빅토르 위고 고교에서는 교사들이 실수로 휘발유를 뒤집어썼고, 같은 도시의 생텍쥐페리 고교에서는 학생 수백 명이 화재를 진압하러 온 소방차를 탈취해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소방관들은 차량에서 강제로 내려야 했습니다.

정부 대응 – “학부모가 나서라”

정부는 위기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는 장관들의 출장을 취소시켰고, 제프레 교육부 장관은 금요일 아침 교육 노조, 학생 단체, 학부모 협회와 긴급 대화를 가졌습니다.

제프레 장관은 X를 통해 “고등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들의 어려움은 구체적인 답을 필요로 한다”며 학생들이 교육 개혁안을 제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학생 단체들은 “구체적인 조치가 없다”며 다음 주에도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전국학생연합과 고교노조는 공동 성명에서 “당국이 예산 삭감, 폐쇄, 노후 건물, 선별과 탄압으로 우리를 내몰고 있다. 대학과 고교를 봉쇄하고 되찾자”고 촉구했습니다.

법무장관 제랄드 다르마냉은 RTL 라디오에서 “자녀가 재산 피해를 입힌 부모는 배상해야 한다”고 밝혔고, 제프레 장관도 “부모들이 자녀에게 봉쇄 현장에 가지 말라고 해야 한다. 아이들이 거리에 있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고교 문제가 아닌, 국가 교육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 위기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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