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하루 한 갑씩 1년 피우면 유해 물질 한 봉지 먹는 셈

[연합뉴스]

WHO에 따르면 매년 700만 명이 직접 흡연, 120만 명은 간접 흡연에 노출돼 사망에 이를 정도로 담배는 ‘공공의 적’이다. 한국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흡연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5만8,000여 명(2019년 기준)에 달한다. 많은 흡연자들이 담배 위험성과 금연 필요성은 잘 알고 있지만 쉽사리 끊지 못한다.

하루에 한 갑씩 1년 간 담배를 피운다면 순한 담배를 기준으로 36g의 니코틴·타르 등 유해 물질을 흡입하게 된다. 이는 제초제·살충제·각종 독극물 성분의 유해 물질을 1년에 걸쳐 초코 막대과자 한 봉지 분량 먹는 셈이다.

장준용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일반적으로 담배로 인한 질환은 폐암이나 호흡기 계통 질병을 떠올리지만 다양한 질병들이 담배로 발생한다”며 “담배 연기에 포함된 유해 화학물질은 암과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등을 일으키기에 어느 기관에 어떤 질병을 유발한다고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기관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담배 연기만 맡아도 유해 물질에 영향받아

담배와 담배 연기 성분에는 제1군 발암물질을 포함한 40여 종의 발암물질과 4,000여 종의 유해 물질이 포함돼 있다. 널리 알려진 타르, 니코틴 외에도 비소, 벤젠, 산화에틸렌, 염화비닐, 베릴륨, 니켈, 1,3-부타디엔, 크롬,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물질이 있다.

특히 흡연 시 건강에 가장 해로운 물질은 니코틴·타르·일산화탄소다. 니코틴은 살충제·제초제 등에 주로 쓰이는 물질로 습관성 담배 중독을 일으킨다.

아편과 같은 수준의 중독성을 보이므로 약학적으로는 마약으로 분류된다. 니코틴에 중독되면 두통·오심·구토·설사·시력장애·혈액순환 부전·심장마비·경련 등이 나타나는데 간접 흡연으로도 영향을 받는다.

타르에는 담배를 피울 때 건강을 해치는 대부분의 독성 물질과 발암물질이 들어있다. 담배 연기를 통해 폐로 들어가 혈액에 스며들어 세포와 장기에 영향을 주고 잇몸이나 기관지 등에는 직접 작용해 표피세포를 파괴하거나 만성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산화탄소는 연탄가스 중독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을 줄어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신진대사에 영향을 준다. 담배를 피운다면 적은 양의 연탄가스를 지속적으로 맡는 셈이다. 이 밖에 방부제에 쓰이는 나프틸아민, 독극물인 청산가리, 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카드뮴, 살충제 원료인 디디티 등 인체에 유해한 수많은 물질이 건강을 위협한다.

특히 담배 연기는 10m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 유해 물질이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직접 흡연자뿐만 아니라 간접 흡연으로 주위 사람 건강까지 해칠 수 있다.

담배 연기는 담배를 피울 때 입으로 빨아들이는 주류연과 담배 끝이 타면서 나오는 연기인 비주류연이 있다. 비주류연은 불완전 연소에 가깝고 주류연에 비해 독성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비주류연을 간접 흡연하면 폐암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다양한 발암물질이 담배 연기를 통해 호흡기로 들어가면 점막과 기관지에 침착·자극하는데, 이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폐활량이 감소된다.

■금연 시작하면 긍정적 신체 변화

WHO에 따르면 금연 후 12시간이 지나면 혈액 속 산소량은 증가하고 일산화탄소량은 감소한다.

주~3개월이 되면 혈액순환과 폐 기능이 향상되고, 1년이 지나면 관상동맥 질환 발생 위험이 흡연자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다.

금연 후 5년이 지나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비흡연자와 비슷해지고, 10년이 되면 폐암 사망률과 구강암·후두암·식도암 등의 발생 위험도 줄어든다.

[미주 한국일보 – 권대익 의학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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