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가 의료비용 빚을 지고 있는 저소득층 주민들의 부채를 탕감해 주기 위해 비영리 단체와 손잡고 500만달러의 예산이 투입되는 시범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이 프로그램으로 최대 5억 달러의 탕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전국적인 의료 부채 탕감 비영리 단체인 UMD(Undue Medical Debt)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500만달러의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 프로그램은 빠르면 올해 말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제니스 한 수퍼바이저는 성명에서 “어떤 주민도 병 때문에 가난으로 몰려서는 안된다”며 “LA카운티는 의료비 빚에 발목잡힌 주민들을 도울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현재 애리조나주와 뉴욕시, 뉴올리언스시, 워싱턴 DC 등 일부 주와 시정부는 주민들의 의료비용 부채를 탕감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의료비 부채 탕감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다. 2022년 현재 LA카운티 주민 80여만명이 지고 있는 의료비 부채는 총 29억달러 규모다.
일반적으로 각 병원은 환자들이 납부하지 못한 의료비를 할인된 가격에 콜렉션 에이전시에게 넘기고, 콜렉션 에이전시는 자신들의 이익을 붙여 환자들로부터 밀린 의료비를 징수하고 있다. 반면 UMD는 정부 기관 등에서 기부받은 돈으로 병원에서 직접 의료비 부채를 사들여 전액을 없애 주는 방법을 사용한다.
UMD측은 1달러의 의료 부채 탕감이 평균 100달러의 빚을 지우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즉 500만달러의 예산으로 최대 15만명의 LA카운티 저소득층 주민들의 의료비 빚 5억달러를 탕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4월 발표된 NBER(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한 보고서는 의료 부채를 갖고 있는 주민들은 대부분 다른 빚도 지고 있기 때문에 500달러 미만의 부채 탕감은 경제적 효과가 미비하다고 분석했다,
LA카운티 측은 비영리 단체와의 파트너십이 의료 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더 큰 전략의 일부라는 입장이다.
카운티 정부는 환자에게 의료비를 청구하고 부채를 계산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건강보험 회사 및 병원과도 협력할 계획이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확대된 법률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주민들이 카운티 정부를 통해 재정 지원을 더 쉽게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LA카운티의 공중 보건 책임자인 바바라 페러는 수퍼바이저 회의에서 “경제적 수단이 없는 주민들이 부채를 계속해서 축적하지 않도록 그들이 진 빚을 갚아주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미주한국일보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