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슈가 BTS 탈퇴해야” vs “한국 여론 너무 잔인해” 갑론을박

(서울=연합뉴스) 만취 상태로 전동스쿠터를 몬 혐의를 받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슈가(민윤기)가 경찰 조사를 위해 23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로 출석하고 있다. 2024.8.23

슈가의 음주운전을 둘러싼 엇갈린 시각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로 입건된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에 대해 국내외 언론이 팬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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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팬들과 언론이 슈가의 음주운전과 적발 후 부적절한 대응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반해 해외에선 한국 언론이 과도하게 슈가를 억누른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22일(현지시간) 프랑스 주간지 파리스 매치는 “슈가가 전동 스쿠터를 무책임하게 운전한 걸 인정했는데도 한국 기자들이 왜 그렇게 집요하게 공격적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썼다.

아이돌 가수에게 윤리적 완결성을 요구하는 한국 정서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슈가가 그룹을 탈퇴할 경우 “하이브가 스캔들의 본고장인 미국에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연예인을 바라보는 문화적 차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팬들의 반응도 크게 엇갈린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보도된 코리아타임스 기사에 “BTS가 군백기(멤버들의 군 복무에 따른 공백기)를 끝낸 뒤 다시 완전체로 활동하더라도 슈가가 있는 한 부정적 여론은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면서 슈가가 BTS 멤버로 계속 활동한다면 실망한 한국 팬들의 믿음을 회복하기는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정 평론가는 해외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메일과 소셜미디어에 인터뷰 언급과 관련해 사과를 요구하는 글이 쏟아졌고 해외에선 국제전화로 항의 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다.

심지어 정 평론가 아내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악플이 이어졌다. 이 가운덴 해외 아미가 적지 않다.

연예인, 특히 K팝 아이돌 가수의 위법 행위에 대한 국내·외 대중의 시각 차이가 드러나는 것이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미국 팬들 사이에선 한국 언론이 ‘방탄소년단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 정도로 국내와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눈높이가 다르고 방탄소년단이 갖고 있는 국가대표 같은 이미지 때문에 국내 정서는 특히 다른 듯하다”고 말했다.

정 평론가에 대한 일부 팬들의 공격이 이어지자 그의 발언을 옹호하는 국내 팬들이 “같은 팬으로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대신 드린다” “바른 목소리를 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는 팬들도 있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슈가, 17일 만에 경찰 소환 조사… 팬 반응 엇갈려

슈가가 사고 17일 만인 23일 첫 경찰 소환조사를 받은 가운데 그의 거취를 둘러싼 반응은 이처럼 크게 갈리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던 팬들 사이에서도 정반대의 견해가 맞선다.

‘슈가가 방탄소년단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다른 여섯 멤버와 팬들을 위해 슈가가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팬이 있는가 하면 ‘슈가가 그룹에서 탈퇴를 해야 하는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라며 ‘방탄소년단은 무조건 7명이 함께해야 한다’고 외치는 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슈가의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소속사 하이브 사옥 앞에는 슈가의 방탄소년단 탈퇴를 요구하는 문구가 담긴 화환과 트럭이 등장했고, 일부 팬들은 트럭 시위가 불법이라며 경찰에 신고하는 것으로 맞섰다.

차량 내부에서 술병을 들고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슈가 챌린지’를 벌이는 팬들도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떨까.

가요기획사 A사 관계자는 “큰 질책을 받을 만큼 잘못한 일이긴 하지만 그룹을 탈퇴할 만큼의 사안인지는 의문”이라며 “대중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오랜 기간 자숙한 뒤에 복귀하면 그룹에게도 별다른 피해를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요기획사 B사 관계자 역시 “음주운전은 큰 잘못이지만 누군가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물질적 피해를 입힌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잘못한 것에 대한 처벌만 받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탈퇴를 언급할 정도의 이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K팝을 대표하는 인기 그룹이라는 이유로 관대하게 대해선 안 된다는 반응도 있다.

가요기획사 C사 관계자는 “중소 기획사의 그룹 멤버였거나 신인 그룹 멤버였으면 바로 퇴출됐을 것”이라며 “인명 피해가 있었든 없었든 음주운전은 심각한 범죄이고 사고 직후 거짓말을 한 것 역시 방탄소년단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킨 행위”라면서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영향력이 큰 그룹인 만큼 슈가가 탈퇴하는 것이 그룹 이미지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헌 평론가 “슈가가 남는다면 BTS 메시지와 모순”

평론가들의 반응도 양쪽으로 갈렸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슈가가 탈퇴하는 것이 방탄소년단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방탄소년단이 그동안 외쳤던 메시지와 슈가의 음주운전은 크게 상충된다는 측면에서 슈가가 계속 팀에 남아 있다면 그룹이 그동안 해왔던 것과 모순될 수밖에 없다”면서 “슈가가 탈퇴하지 않을 경우 이 모든 문제를 안고 가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탈퇴를 하는 편이 그룹을 위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윤 평론가는 슈가의 음주운전 적발 후 소속사 하이브와 그의 잘못된 대처에 대해 대중이 받아들일 만큼의 사과가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평론가는 “인명 피해가 있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니 슈가가 직접 음주운전에 대해, 그리고 거짓말한 것에 제대로 머리 숙여 사과한 뒤에 다시 방탄소년단 활동을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슈가는 23일 오후 7시 45분쯤 굳은 표정으로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일단 굉장히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인 뒤 “많은 팬분과 많은 분께 정말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오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적발 후 바로 경찰서에 가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맥주 한 잔만 마셨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교통조사계 건물로 들어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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