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뚱뚱해지는 20~40대… 고도 비만, 10년 새 3배 증가

▶ 20세 이상 10명 중 4명꼴로 비만비만은‘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한 지방 축적 상태’로 정의한다(세계보건기구·WHO). 식습관 변화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 세계 비만 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2035년에 40억 명이 해당될 것으로 전망) 우리나라도 최근 크게 증가했다. 대한비만학회가 발간한‘2023 비만 팩트 시트(2023 Obesity Fact Sheet)’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38.4%(2021년 기준)로 10년 전(30.2%)보다 8.2%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남성의 경우 49.2%로 2명 중 1명이 비만이다. 반면 여성의 유병률은 27.8%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70대 이상이 41.6%로 비만 유병률이 가장 높았지만, 증가 속도는 20대가 가팔랐다. 20대는 2012년 20.9%에서 껑충 뛰어 2021년에 30.4%를 기록했다.

◇고도 비만, 10년 새 2.9배 증가

복부 비만 유병률도 꾸준히 증가했다. 전체적으로는 10년 전(19.2%)에서 24.5%로 완만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21.4%에서 31.0%로 빠르게 늘어났다.

비만 ‘강도’도 달라졌다. 우리나라 성인 비만 기준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이다. 비만은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를 기준으로 25 이상일 때다(질병관리청). 1단계 비만(25.0~29.9), 2단계 비만(30.0~34.9), 3단계 비만(35.0 이상·고도 비만)으로 나뉜다.

최근 10년간 모든 단계에서 비만 유병률은 증가했지만 특히 3단계 비만 유병률이 0.38%에서 1.09%로 10년 새 2.9배로 제일 크게 늘었다. 3단계 비만(고도 비만) 유병률은 남성에게서 3.5배, 여성은 2.3배 증가했다.

이 같은 심각한 고도 비만은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졌다. ‘2023년 비만 팩트 시트’에 따르면 2~3단계 비만 유병률은 30대에서 8.5%, 2.17%로 가장 높았다.

소아청소년도 마찬가지였다.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은 9.7%에서 19.3%로 2배 증가했는데, 특히 남자 어린이의 경우 2.5배(10.4% → 25.9%) 급증했다.

비만과 마찬가지로 전체 성인의 ‘복부 비만’도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복부 비만은 남성은 허리둘레 90㎝ 이상, 여성은 85㎝ 이상일 때 해당된다. 2021년 전체 성인의 복부 비만 유병률은 24.5%였다. 남성의 복부 비만 유병률이 지난 10년간 1.5배 늘어나 31.0%였고, 여성은 18.2%에 그쳤다.

비만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외형의 문제가 아니다. 각종 질병 원인, 심지어 정신적인 질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박철영 대한비만학회 이사장(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최근 10년간 식생활과 생활 습관 변화 등으로 인해 비만 환자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특히 20~40대 젊은 성인의 3단계 비만 유병률도 3배 증가해 고혈당·지질 이상 등 관련 대사 지표 이상도 늘고 있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따라서 “‘비만 진단 기준’ 미만인 BMI 20~24로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관상동맥 질환(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유방암 등이 모두 비만과 관련된 질환이다.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 1.5∼2배, 고혈압 2.5~4배, 당뇨병 5~13배가량 발병 위험이 높다.

국내 비만 기준이 느슨한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아시아인은 BMI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23 이상이면 ‘과체중’으로 분류한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건강검진에서는 BMI 25~30을 과체중으로, 기준을 느슨하게 마련해 제때 비만 환자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언론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국내 비만 유병률이 최근 11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비만을 질환으로 규정하는 등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채소·과일 섭취 늘리고 가당 음료·야식 줄여야

비만 증가는 식습관과 관련이 깊다. 구혜연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식단은 첨가당·단순당 대신 복합당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적당량의 단백질과 풍부한 섬유질 섭취, 포화지방을 줄이는 식단이 권장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의 채소·과일 섭취율은 권장량에 미치지 못하고, 배달 서비스 활성화로 늘어난 야식 섭취, 음주, 고열량의 짜고 기름진 안주 섭취 증가, 음료 소비 증가 등으로 비만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탄산음료·과일음료 등 당이 함유된 가당 음료는 포만감이 적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마시는 게 문제다.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과일 주스에도 당이 많이 함유돼 있는데 건강에 해롭다고 인식하지 못해 자주 마시게 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가당 음료 섭취를 줄이고 물로 대체하는 것이 가장 좋고, 정말 음료가 마시고 싶다면 일반 탄산수를 마시는 것이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비만 환자에게 음료를 우선 끊도록 하면 다른 식이요법을 하지 않아도 몸무게가 2~3㎏ 정도 빠질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리얼 ID 시행 임박(5월7일).. 대체 ID는 ?

리얼 ID 없이 여행하면 어떻게 되나? 미국 국내선 항공여행을 계획 중이신가요? 5월 7일부터 '리얼 ID' 또는 대체 신분증이 필수가 됩니다 ...

웨스트 코비나 주택가에서 몰래 카메라 발견

웨스트 코비나의 주택가에서 몰래 카메라가 발견됐습니다. 몰래 카메라는 이 지역 E 코테스 스트릿에 위치한 집 앞마당에 설치돼 있었으며 , 집 ...

번호판 가리개 판매업자에 최대 1만 달러 벌금 처벌

통행료 회피·범죄 악용 방지 위한 강력 제재 조치 추진 캘리포니아주가 자동차 번호판을 가리는 장치의 제조·판매업자에 대한 벌금을 대폭 강화하는 법안을 ...

트럼프, 노숙자 ‘강제퇴거·강제입원’ 추진…

"노숙자 텐트촌에 집중 수용하고 치료 거부자는 구금"... 바이든 시대 '하우징 퍼스트' 정책 폐기 늘어만 가는 노숙자와 홈리스 문제 더이상 방치 ...

미셸 파이퍼 “LA, 영화의 도시 지위 잃을 것”

"세금 폭탄이 영화산업마저 타지로 내몰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미셸 파이퍼가 캘리포니아의 과도한 세금 부담이 영화산업을 LA에서 몰아내고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

초강경 이민정책·’진보 척결’ 문화전쟁으로 ‘멜팅팟’ 흔들

18세기 법까지 동원해 범죄경력 없고 합법적인 체류자까지 마구잡이 추방 법원의 추방 중단 명령도 무시… "입법·사법부를 행정부에 종속시키려 해" '친팔 시위' ...

전기차 승부수 던진 베이조스, K-배터리로 머스크 흔드나

SK온,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에 4조원 규모 배터리 공급 리비안, 삼성SDI·LG엔솔 배터리 탑재… “K-배터리 기술력 재확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전기차 ...

혼돈의 관세정책, 무역전쟁 점화…미국에도 부메랑

보호무역 전환, 국제무역질서 뒤흔들어…변덕스러운 정책에 혼란 가중 주식·채권 동시투매에 금융시장 대혼란…美 국채·달러 '패권'도 흔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

벌레가 다리 기어다니는 느낌? 불면증 유발 ‘이 질환’ 의사들도 간과

하지불안증후군 진단까지 평균 4.45년 “병원을 찾은 환자 중 45년 동안 질환을 인지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어요. 의사에게도 아직 생소하고, 검사법 역시 ...

Kern County Leads California in ‘Proposition 36’ Crime Enforcement, While LA Lags Behind

County Records Highest Case Filing Rate with 77% Public Support, as LA Shows Little Change Post-Implementation Kern County has emerged ...

CA 컨카운티, ‘프로포지션 36’ 범죄대응 전국선두에 1등, LA는?

LA시와 뚜렷한 대조 보이며, 현지 주민 77% 지지율 기록하며 마약·절도 범죄 대응 강화 캘리포니아 컨카운티가 '프로포지션 36' 관련 사건 처리에서 ...

우드랜드 힐스 아파트서 권총 위협 남성, 경찰 신속 체포

여성 대상 무기 위협... 경찰 긴급 출동으로 추가 피해 없어 캘리포니아 우드랜드 힐스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권총으로 여성을 위협한 남성이 ...

[트럼프 100일] 극단적인 ‘美우선주의’ 추진에 국제사회 대혼돈

동맹·FTA 체결국도 예외없는 관세 드라이브로 세계 경제에 충격파 이념 탈피한 외교, ‘러시아 편향’ 논란…美의 국제사회 기여도 축소 美진보세력과는 ‘문화전쟁’…’트럼프 정치’, ...

플로리다 ‘초대형 이민 소탕작전’ 4 일동안 800명 체포

연방-주 경찰 첫 대규모 합동 단속... 판사 2명도 불법체류자 은닉 혐의로 체포돼 플로리다에서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주 경찰이 사상 처음으로 대규모 ...

“AOC와 샌더스는 민주당을 대표할 자격 없다”, 카빌의 폭탄 발언

민주당 전략가, 진보파 의원들 향해 "당에 더 설득력 있는 인물 많다" 강력 비판 민주당의 베테랑 선거 전략가 제임스 카빌이 버니 ...

하버드대, 트럼프 행정부와 정면 충돌…캠퍼스에 번지는 불안과 공포

미국 최고 명문 하버드대학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맞서며 학생과 교수, 특히 국제 학생·교직원이 극심한 불안과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

[재외선거법 이대론 안 된다] 비행기 타고 가서 투표하라니… ‘불가능한 선택’강요

투표방식 대폭 확대해야, 재외선거 투표율 7.5% 불과 공관 방문 투표로는 한계, 국회에 이미 개정안 발의 우편투표 등 적극 도입해야 LA를 ...

BTS 진·지예은, ‘기안장’ 나오길 잘했수다!

"방탄소년단 진이 '기안장'에 왜?" 많은 이들이 '기안장' 캐스팅 소식에서 처음 가졌던 이 생각이 콘텐츠 공개 후 확 사그라들었다. 진의 '기안장' ...

“김수현, 아이돌 출신 여배우와 열애.. ‘미성년자’ 故 김새론 만났을 가능성 없어”

아이돌 출신 배우 A씨와 열애 확인 배우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의 미성년자 시절 만남은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이미 다른 ...

‘결혼’ 서동주, ♥예비 신랑=장성규 매니저 “오빠 같은 연하”

서동주 예비 신랑, 매니지먼트 업계 종사자 방송인 겸 변호사 서동주가 6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예비 신랑은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라는 ...

김민재의 뮌헨, 이재성의 마인츠 3-0 완파…리그 우승까지 ‘1승’

발목 불편한 김민재, 전반 45분만 소화…뮐러 500경기 출전 대기록 축구 국가대표 센터백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이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까지 1승만을 ...

미국 Z세대들 사이에 확산중인 디지털 은둔..

MZ세대, 온라인에서도 자신을 숨기는 시대가 왔다 미국 젊은 세대 사이에서 '디지털 은둔족' 현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도 자신의 정보를 ...

[속보]한인타운 올림픽과 3가 부근 셸 주유소 폭행 사건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올림픽 블러바드와 3가 인근 셸(Shell) 주유소에서 백인 청년과 흑인 남성 간의 폭행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어제(4월 25일) 밤 11시 ...

위기의 커버드 캘리포니아, 연방 지원 삭감 처해..

연말 연방 보조금 만료로 최대 40만 명 건강보험 상실 우려 커버드 캘리포니아(캘리포니아 건강보험거래소)가 연방 정부의 건강보험 지원금 삭감 가능성과 아동 ...

골든 스테이트의 독립 또 투표 하자고? “칼엑시트” 주민발의안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심화로 2028년 주민투표 추진에 속도 캘리포니아주가 미국에서 독립해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가 되는 방안을 묻는 주민투표 추진이 다시 ...

이재명, 호남 경선도 압승…누적 89.04%로 대선후보 확정

李, 순회경선 4곳 중 3곳 압승…누적 김동연 6.54%·김경수 4.42% 내일 수도권서 경선 피날레… 李 최종 후보 선정 유력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엘에이 보일 하이츠 등 지역 구리선 절도 피해 심각.. 단속 강화 법안 추진

LA 보일 하이츠, 심각한 구리선 도난으로 주민 안전 위협받아... 주정부, 거래 투명성 강화 법안 마련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로스앤젤레스(LA) 지역에서 급증하고 ...

프란치스코 교황 영면에 들다

25만명 마지막길 배웅…"모두에게 마음 연 민중의 교황" 2시간여 걸쳐 거행…트럼프 등 130개국 대표단 참석 소박한 목관에 안치돼 생전 자주 찾던 ...

“CIA 부국장 아들, 러시아군으로 우크라 참전…최전방 전사”

미국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의 아들이 러시아군에 입대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독립언론 ...

교황 장례식서 만난 트럼프·젤렌스키 …백악관 충돌 두달만

美 "매우 생산적 논의"…젤렌스키 "공통된 성과 거두길 기대" '우크라 우군' 영·프 정상도 지원사격…러는 쿠르스크 탈환 선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