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불면 탓에 109만 명 치료받아

▶ 수면무호흡증이라면 옆으로 누워 자야‘잠은 보약이다’. 수면이 낮에 쌓인 피로를 해소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뿐만 아니라 뇌에 축적된 노폐물을 씻어내고 면역력을 강화하기 때문이다. 잠만 제대로 자도 병치레를 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봄기운이 완연한데 잠을 자도 낮에 졸리고 피곤하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은 하루 평균 6.9시간밖에 잠자지 않아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평균 7.16시간 정도)보다 덜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12개국 2만69명 조사 결과).

■잠 제대로 자지 못해 109만 명 치료받아

수면장애는 잠자는 시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등 잠자기 전까지 수면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뜻한다. 수면장애는 ‘선진국 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대인의 대표적인 고질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022년 109만8,819명으로 2018년 85만5,025명보다 28.5% 늘었다.

수면장애에는 잠자고 일어나는 시간이 지나치게 이르거나 불규칙한 ‘1주기 리듬 수면장애’, 잠들기 어려운 ‘불면증’, 수면 도중 잠꼬대를 하면서 눈이 빠르게 움직이는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 행동 장애’, 잠을 많이 자는데도 잠이 계속 쏟아지는 과수면증, 기면증(嗜眠症·narcolepsy) 등 다양하다.

대표적인 수면장애는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보통 잠잘 때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을 때가 1시간에 5번 이상일 때를 말한다. 숨이 막혀 ‘컥컥’ 대다가 ‘푸’ 하면서 숨을 몰아 내쉬게 된다.

잠잘 때 코골이를 하는 사람 가운데 70% 정도가 수면무호흡증에 노출돼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2017년 3만1,377명에서 2021년 10만1,348명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40~69세 인구 중 남성의 27%, 여성의 16%가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질병관리청).

이헌정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다면 옆으로 누워 자야 혀뿌리가 중력에 의해 뒤로 처져 기도를 막아 발생하는 수면무호흡증을 예방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고 했다.

수면무호흡증과 불면증을 함께 앓을 때도 많다. 주은연ㆍ최수정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6개월 이상 불면증을 호소한 성인 남성의 56%가 수면무호흡증을 앓았다. 여성 불면증 환자의 35%도 수면무호흡증이 있었다.

수면장애를 피하려면 ‘수면 위생’을 적절히 지켜야 한다. 수면 위생은 잠을 적절히 자기 위해 시행하는 모든 행동을 일컫는다.

▲밝은 빛을 보면서 오랫동안 깨어 있지 않기 ▲잠이 오지 않는데도 침대에 오랫동안 누워 있지 않기 ▲시간을 자꾸 체크하지 않기 ▲늦은 시간에 잠을 자더라도 적절한 시간에 일어나기 ▲카페인·알코올 섭취 피하기 ▲잠자기 전 수분 과다 섭취를 피하고 과식하지 않기 등이다. 정유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 같은 수면 위생만 잘 지켜도 수면 질이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소 코골이가 심하거나 특히 나이가 많은데 혈압이 높고, 비만이라면 수면 다원 검사를 받아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수면 다원 검사가 2018년 건강보험 적용이 되면서 쉽게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역류성식도염 있다면 왼쪽으로 누워 자야

평소 숙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정유삼 교수는 “술을 먹으면 쉽게 잠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술은 오히려 깊은 잠을 자는 데 방해가 되고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잠들기 전에 과격한 운동도 피해야 한다. 운동하면 몸이 지치면서 쉽게 잠들 수 있다고 여기지만 운동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하면서 신체를 흥분하게 만든다. 따라서 숙면하려면 잠들기 3~4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쳐야 한다. 잠들기 전 카페인이나 과도한 수분 섭취도 숙면을 방해한다.

잠자는 자세도 ‘수면 질’에 영향을 준다. 코를 곤다면 똑바로 누워 자는 것보다 옆으로 눕는 게 좋다. 똑바로 누우면 중력으로 입 안 구조물이 아래로 내려가고 목 안 공간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위·식도 역류 질환이 있다면 왼쪽으로 돌아누워 자는 게 도움이 된다. 사람 위는 몸 왼쪽에 있는데 오른쪽으로 누우면 위가 위쪽으로 올라오면서 위산이 역류한다. 반면 왼쪽으로 누우면 위가 아래쪽에 위치하면서 위산 역류가 덜하다는 설명이다. 수면무호흡증 환자 4명 중 3명 정도는 똑바로 누워서 자면 수면무호흡증이 심해진다고 한다.

덧붙여 잠이 부족하면 뇌에 노폐물이 쌓이기 쉬워진다. 적절한 수면 시간은 보통 6-9시간이다. 평일과 휴일에 잠자는 시간이 비슷하고 낮에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 시간이다. 평일에는 수면 시간이 적고 휴일에 많다면 평소 수면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잠의 기능 가운데 하나가 잠자면서 뇌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는 것이다. 노폐물이 쌓이면 치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판단력·인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손흥민 원더골+조규성 감동 복귀포’ 홍명보호, 볼리비아 2-0 격파… 2연승 질주

주포들의 연속 득점이 터졌다. 승리가 절실했던 한국이 홈에서 열린 11월 A매치 첫 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대한민국은 14일(이하 ...

“오타니·야마모토 WBC 불참했으면” 로버츠 솔직 고백→김혜성에도 영향 미치나

데이브 로버츠(53) LA 다저스 감독이 일본 야구 국가대표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7), 사사키 로키(24)가 오는 2026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

김수현, 20억원 소송 시작됐다..재판부 “귀책 사유 특정해달라” 손배소 첫 변론기일서 요청

쿠쿠전자 등이 미성년자 교제 의혹이 불거진 배우 김수현을 상대로 제기한 20억대 손해배상 소송이 본격화됐다. 14일(한국시간) 뉴스1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권기만)는 ...

“내 소송은 계속” 민희진, 오늘 빌리프랩 손배소 4차 변론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 걸그룹 아일릿 소속사 빌리프랩 간 손해배상 소송이 계속 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2민사부는 14일(한국시간 기준) 빌리프랩이 민희진 전 ...

강성훈, 친동생과 듀오 ‘강남매’ 결성..日 DJ 긴타와 신곡 발표

그룹 젝스키스 출신 강성훈이 일본 음악신에서 활동해 온 동생 Lehee(강래희)와 남매 듀오로 힘을 합친다. 강성훈과 Lehee(강래희)로 구성된 남매 듀오 강남매(Gangnammae)는 ...

“방시혁 잘못 있다면 벌받겠지..뉴진스랑 왜 섞어?” 1000곡 ‘저작권료 부자’ 윤일상, 또 소신 발언

프로듀서 윤일상이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그룹 뉴진스 사태에 관해 소식 발언을 했다. 13일(한국시간) 유튜브 채널 '프로듀썰 윤일상'에는 '왜 얘기 안 ...

‘사망설’ 前엑소 크리스 누구..강간 혐의로 복역·강제 거세 가능성 “징역 후 캐나다로 추방”

그룹 엑소 출신 중국 가수 크리스(본명 우이판)이 복역 중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는 강간 혐의로 복역 ...

가죽 재킷으로 상징되는 ‘젠슨 황’의 리더십과 삶의 철학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리더 중 한 명, ‘엔비디아 CEO 젠슨 황(Jensen Huang)’의 삶은 단순한 성공 스토리가 아닙니다. 그의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이 매물로 나오나?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이 공식적으로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옵션 검토에 착수했습니다. 구단을 소유한 세이들러 가문은 2023년 피터 세이들러 구단주 별세 ...

일론 머스크, 조만 장자등극의 저주? 테슬라 주가는 이틀 사이 10% 넘게 급락

최근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이틀 사이 10% 넘게 급락하며, ...

LA 카운티 도서관, 노트북 대여 중단… 디지털 격차 확대 우려

LA 카운티 도서관이 연방 자금 지원 중단으로 오는 12월부터 노트북 대여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지난달 연방통신위원회가 공공 도서관·학교의 디지털 대여 프로그램에 ...

남가주 LA 카운티 교정시설, 중독 치료 축소…수감자 안전 우려

LA 카운티 교정시설이 올해 기록적으로 높은 약물 과다복용 사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를 축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캘매터스가 확보한 내부 ...

스타벅스 노조 갈등… 남가주 매장도 파업 동참

전국적으로 스타벅스 노조 매장의 파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남가주 지역에서도 바리스타들이 잇따라 파업에 동참했습니다. 롱비치와 산타클라리타, 실비치 매장 직원들은 스타벅스가 매년 ...

“처음엔 입에 넣기도 싫었는데…이젠 없으면 안 돼요” 치실의 ‘반전’ 효능

치과 전문의들이 구강 건강이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것은 바로 치실과 치간 칫솔 사용입니다. 칫솔만으로는 치아 사이의 음식물 ...

12월 금리동결 확률 54%…비트코인, 6개월만에 9.5만 달러 밑으로

가상자산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6개월 만에 처음으로 9만 5천 달러 선이 무너진 것입니다. 현지 시간 14일, ...

주가는 오르는데… 트럼프 발목 잡는 생활비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주식시장 호조를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생활비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대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 교수는 소비자 ...

트럼프 행정부, ‘홈리스 영구 주거 지원’ 예산 대폭 축소

트럼프 행정부가 홈리스 정책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면서 장기 주거 지원 예산을 크게 삭감하기로 했습니다. 주택도시개발부는 성명을 통해 자립과 책임성을 회복한다는 ...

디즈니, AI로 만드는 ‘나만의 디즈니 영상’ 서비스 검토

디즈니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디즈니플러스 이용자가 자체적인 단편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

캘리포니아 억만장자 ‘5퍼센트 부유세’ 주민발의 추진

캘리포니아에서 노동계와 보건단체가 주 내 억만장자 약 이백 명을 대상으로 일회성 부유세를 추진하며 주민발의 서명 작업에 나섰습니다. 해당 조치는 서비스노동자국제연맹 ...

트로이·써니힐스 고교 등 풀러튼 학교들 ‘폭탄 위협’

풀러튼 지역의 한인 학생들이 다수 다니는 학교들에 잇따라 폭탄 테러 위협이 제기돼, 일시적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경찰은 즉각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

조지아에 구금 됐던 한국인 근로자 , 기존비자로 미 재입국..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구금됐다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 일부가 최근 다시 현장에 복귀했습니다. 이들은 기존에 발급받은 B1 단기상용 비자를 사용해 ...

내년 부터 메디케어 대폭 변화…시니어들의 보험료와 의료비 부담이 커져..

내년부터  메디케어 가 크게 바뀝니다. 가장 먼저, 파트 B(외래 진료) 기본 보험료가 월 185달러에서 206.50달러로 11.6% 오르며, 연간 공제액도 257달러에서 ...

법무부, 가주 주민발의안 50 효력 정지 소송 제기..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당이 연방 하원 의석 추가 확보를 목표로 주민발의안 50(2025년 캘리포니아 제안 제50호)을 추진해 선거구 경계를 대대적으로 재조정하는 법안이 지난 ...

8달러 베팅으로 100만 달러 잭팟 ‘대박’

중가주 프레즈노 남쪽 리무어에 위치한 타치 팰리스 카지노 리조트에서 놀라운 행운이 찾아왔습니다. 단 8.88달러를 베팅한 한 손님이 슬롯머신 ‘프로스페리티 링크 ...

한미, 팩트시트 확정…핵추진 잠수함 건조 추진·주요품목 일괄관세 15% [공동성명 전문]

한미 양국의 관세와 안보 협상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오늘(14일) 공식 공개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한미 간 ...

“즉석밥,’이 냄새’ 나면 당장 버려야,싸게 팔 때마다 잔뜩 쟁여놨는데…

간편식 의존도가 높은 1인 가구 증가로 즉석밥이 '쟁여두는 생필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대량 구매가 늘면서 소비기한과 보관 실수로 인한 식품 ...

전립선비대증 신기술 뭐길래…밤잠 설치던 60대 “이틀 만에 출근”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새로운 최소 침습적 시술 옵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강동성심병원 비뇨의학과 한지연 교수에게 ‘아이틴드(iTind)’ 시술을 ...

[속보]뉴섬 전 비서실장, 캠페인 자금 유용 혐의로 연방 기소

연방 검찰이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의 전 비서실장 데이나 윌리엄슨을 공직선거법 및 은행·세금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 사건은 미 ...

테슬라 ‘찐팬’도 흔들렸나? 캐시 우드, 4일 연속 주식 매도 파장

세계적인 혁신 투자가 캐시 우드가 대표로 있는 아크 인베스트가 ‘테슬라 주식’을 4거래일 연속 매도했습니다. 오랜 기간 테슬라를 대표 종목으로 꼽았던 ...

정부 셧다운 중, 우수 근무 TSA 직원 1만달러 특별보너스 지급

지난 43일간 이어진 미국 역사상 최장기 연방 정부 셧다운이 마침내 종료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TSA 직원 4만7천명 이상이 월급 없이 업무에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