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권’ 대선 쟁점부상…트럼프 “IVF 지원” vs 민주 “거짓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해리스측 “트럼프 속임수에 속지말라”…내달, 트럼프 자택 인근서 버스투어 유세

트럼프 “처음부터 IVF 찬성”…여성 유권자 잡으려다 낙태 반대 지지층과 충돌도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 쟁점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 시술 지원 공약을 발표하는 등 생식권 문제에서 ‘좌클릭’하는 정책을 내놓자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은 “거짓말에 속지 마라”고 반박하면서 생식권 이슈 부각에 나섰다.

민주당은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인정 판결(로 대 웨이드)을 폐기하는 데 기여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초강경 낙태 금지법과는 거리를 두는 등 낙태 문제에 유연하게 접근하는 모습을 보이자 선거용이라고 일축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진정한 생식권 보호 후보로 띄우고 있다.

해리스 대선캠프는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IVF 시술 지원 공약과 관련, 보도자료를 내고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전국적으로 IVF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사실은 거짓말을 안 한다. 트럼프 거짓말을 믿지 말라”고 밝혔다.

캠프는 공화당 정강정책에서 ‘수정헌법 14조에 따라 누구도 생명이나 자유를 거부당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을 거론하면서 “이를 통해 이른바 ‘태아 인격권’을 확립함으로 효과적으로 IVF를 금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反)IVF’ 판사를 임명하고 IVF 보호에 반대투표를 한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을 러닝메이트로 발탁했다며 “트럼프는 반(反)IVF 운동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은 이날 해리스 캠프가 IVF를 주제로 연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 여성은 바보가 아니다”라며 “트럼프의 최근 선거 약속은 교묘한 속임수(smoke and mirrors)”라고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보험을 적용하겠다는 모호한 약속이 단 한 명의 과격한 판사나 주(州)의회가 IVF를 금지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서 “미국 여성은 똑똑하며, 우리는 트럼프의 가스라이팅에 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캠프는 다음 달 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택인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생식권 버스 투어 출발 행사도 개최한다.

캠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주지를 시작으로 경합주를 돌면서 50곳에서 생식권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운동을 할 예정이다.

앞서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1일 경합주인 위스콘신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이 사람들(트럼프 전 대통령 및 공화당)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단지 여성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이번 선거는 자기 몸에 대해 결정을 내릴 여성의 자유를 위한 싸움”이라고 규정하는 등 생식권 문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확연하게 차별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9일 미시간주의 포터빌 유세에서 “우리는 친(親)가정(pro-family)”이라면서 난임 부부를 위한 “IVF 시술과 관련된 모든 비용을 정부가 내거나 여러분의 보험사가 지불하도록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VF 시술은 비용이 많이 들며 많은 사람이 받기 어렵다”면서 “만약 여러분이 그들(민주당)과 얘기하면 그들은 내가 그것을 싫어한다고 말하겠지만 그 반대다. 나는 처음부터 IVF에 찬성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발표한 공화당 정강정책에서 일부 보수 지지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방 차원의 낙태 금지를 지지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으며, 낙태권은 각 주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히는 등 낙태 문제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처럼 IVF와 낙태 문제에 대해 당내 초강경 보수 유권자와 거리를 두는 입장을 밝힌 것은 경합주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성·중도 유권자를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여성 유권자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지지층을 동시에 잡으려다 보니 입장이 충돌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현재 임신 6주 후 낙태를 금지하는 플로리다주에서는 11월에 대선을 치르면서 낙태권을 주헌법에 명시해 보호하는 헌법 개정안을 주민투표에 부치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정안에 대해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NBC 인터뷰에서 “6주는 너무 짧다”고 말해 개정안에 찬성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후 낙태 반대 진영에서 비판이 쏟아졌고, 트럼프 캠프는 ‘6주가 너무 짧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을 뿐 개정안에 어떻게 투표하겠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결국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낙태 허용 기간을 6주보다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도 개정안에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급진적이고 (낙태 허용 기간) 9개월은 그저 터무니없다”면서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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