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안개 속 표심을 잡아라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팻말이 나란히 서 있는 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하이랜드 파크의 한 주택. [배재훈·권정은씨 제공]

한집 앞 해리스·트럼프 팻말이 나란히…승패 열쇠 쥔 펜실베이니아를 가다

“‘주요도시’ 피츠버그·필라델피아 사이 T존 보수 성향 ‘앨라배마주'”

해리스 프래킹 입장변화엔 의구심…”트럼프 성격 싫어도, 기업인은 사업 우선”

중도층 늘고 예측 더 어려워져…TV·유튜브선 정치광고 봇물, 젊은층 사이선 투표 회의론도

11월 5일 미국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표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피츠버그 하이랜드 파크의 한 주택에서 발견된 광경은 이 주의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계단을 사이에 두고 한 쪽엔 ‘트럼프 2024’, 다른 쪽엔 ‘해리스·월즈 2024’ 팻말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다. 두 세대가 함께 살면서도 정치적 견해는 극명하게 갈리는 이 집처럼, 펜실베이니아주 전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된 이곳에서의 승리는 백악관으로 가는 열쇠와 다름없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각각 0.72%, 1.17%라는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렸던 만큼, 양측 모두 이곳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정치 지형은 복잡하다.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같은 도시 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하다. 반면 중부 농촌 지역은 보수적이고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해 ‘T존’으로 불린다. 특히 이리 카운티와 노샘프턴 카운티 같은 ‘벨웨더 카운티’들은 과거 제조업 중심지에서 쇠락한 ‘러스트벨트’에 속해 있어, 이들의 표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프래킹(수압 파쇄법)이다.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한 펜실베이니아에서 이는 경제와 직결된 민감한 사안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과거 프래킹 금지 발언을 번복한 것을 두고 유권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제조업 정책도 뜨거운 감자다.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효과를 두고 평가가 갈리는 가운데, 기업들은 여전히 트럼프 시절의 세제 혜택을 그리워하는 모습이다.

젊은 층에서는 기후변화, 낙태권, 학자금 대출 탕감 등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두 후보 모두에 대한 실망감으로 투표 자체의 의미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의 도널드 길리랜드 에디터는 이번 선거를 “정말 복잡하고 헷갈리는 선거”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예측이 어렵다는 뜻이다. 지역 언론들은 각 카운티의 유권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있으며, 여론조사 결과 해석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

TV와 유튜브에서는 선거 광고가 쉴 새 없이 흘러나오고, 양 진영 모두 펜실베이니아주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펜실베이니아의 표심은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과연 누가 이 안개를 걷어내고 백악관으로 향하는 길을 열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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