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3] 선택만 남았다…첫 여성 대통령? ‘징검다리 집권’ 대통령?

A young boy looks at his portable device while resting on the grass as his parents join a line of Duke University students and Durham County residents waiting to cast their ballots at a polling site on campus during the penultimate day of early voting in the state, in Durham, North Carolina, U.S. November 1, 2024. REUTERS/Jonathan Drake

해리스 ‘민주주의·생식권 수호’ vs 트럼프 ‘경제난·불법이민 해결’

트럼프 막판 상승세 속 승부 결정짓는 경합주는 여전히 초박빙 접전

선거결과 발표 지연·소송전 우려도…높은 사전투표율에 유불리 주목

마지막 주말 해리스·트럼프 모두 ‘남부 선벨트’ 경합주 돌며 총력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 말리는’ 대선 승부가 2일(현지시간)이면 사흘 뒤 판가름 나게 된다.

미 백악관의 제47대 주인을 결정할 이번 11·5 대선은 누가 되건 미국 역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 상징적 의미가 크다.

1946년생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78세의 최고령 대통령으로서 세계 최강대국의 지휘봉을 잡게 되는 것은 물론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첫 임기 이후 낙선했다가 재선에 성공하는 징검다리 집권 대통령이 된다.

또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가장 두꺼운 백악관 유리천장을 깨뜨리며 ‘첫 여성 대통령’이 되는 것은 물론 첫 아시아계 대통령, 두번째 흑인 대통령이 되는 역사를 쓰게 된다.

이번 대선은 미국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내 대통령 후보 경선을 치르지 않고,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대타로 등판했다.

지난 6월 27일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토론에서 ‘고령리스크’를 그대로 드러낸 뒤 7월21일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하자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급격한 지지율 상승세에 힘입어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일 당시 열세였던 선거 구도를 백중세로 돌려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위협’이라고 규정하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동시에 여성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을 핵심 대선 쟁점으로 이슈화하며 바이든 대통령을 떠났던 지지층 표심을 다시 끌어모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과 달리 당내 경선을 거쳤으나 필적할 만한 경쟁자 없이 손쉽게 3회 연속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서게 됐으며, 사실상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 그의 대선 여정은 더 드라마틱했다.

그는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야외유세 중 그의 목숨을 노린 암살시도 총격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데 이어 지난 9월 15일에도 플로리다주 자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일촉즉발의 암살 위기를 넘겼다.

특히 그는 지난 7월 첫 암살 위기에 처했을 때 오른쪽 귀 윗부분을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며 “싸우자”(fight)라고 외쳐 지지층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사건 직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될 때만 해도 그의 백악관 재입성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이후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에 다시 주춤했지만,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난과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 급증 등 바이든 정부 시기 국정 난맥상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저력을 보여줬다.

대선일을 나흘 앞둔 1일 기준으로 각종 여론 조사상 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소 유리해 보인다.

두 후보는 두 달 넘도록 오차범위 내 초박빙 접전을 치르고 있지만, 추세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러스트벨트'(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한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미시간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남부 선벨트인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체로 오차범위 내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러스트벨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열세를 극복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고, 심지어 우위를 점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 대한 여론도 조사기관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고, 두 후보 간 격차도 들쭉날쭉해서 여전히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7대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가장 많은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매사추세츠대 로엘캠퍼스(UMass Lowell)-유거브의 10월16∼23일 조사(투표의향 800명)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8%로 트럼프 전 대통령(47%)를 약간 앞섰고, 블룸버그통신 조사(10월 16∼20일, 투표의향 812명)에서도 해리스 50%·트럼프 48.2%를 기록했다.

반면, 에머슨대 조사(21~22일 조사·투표의향 860명)에서는 트럼프 49% 대 해리스 48%로 나타났다.

미시간(선거인단 15명) 여론조사의 경우 응답자 기준에 따라 결과가 엇갈린다.

워싱턴포스트(WP)가 24∼28일 1천3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의 4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45%는 해리스 부통령을 각각 찍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은, 투표 의향 유권자로 한정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47%)이 트럼프 전 대통령(46%)보다 다소 높았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결국 개표를 모두 마무리해야 승자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는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대선일 이후 며칠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경합주인 애리조나의 경우 개표 완료 및 집계까지 최장 13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경합주에서 초박빙 결과가 나올 경우에는 선거 결과 확정은 더욱 늦어질 수 있다. 어느 한쪽이 패배에 불복하면서 재검표를 요구하거나 부정투표 주장과 함께 소송을 제기하면 당선 확정 시기가 더 미뤄질 수 있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대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아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극렬지지자들의 미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와 같은 폭력사태가 이번에도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대선에서 펼쳐지는 역대급 초박빙 접전 양상은 미국 사회가 양분돼 극단으로 갈라져 있고, 양측 지지층이 최고도로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투표 열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AP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일을 5일 앞둔 지난달 31일까지 사전투표를 마친 유권자는 6천342만2천798명에 달했다.

2020년 대선 당시 전체 투표자 수(약 1억5천843만명)의 40%에 이르는 유권자가 이미 투표를 마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대선의 사전투표율에는 못 미치겠지만, 이번 사전투표율이 54%에 달할 것이라고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높은 사전투표율이 누구에게 유리할 것인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게 통설이지만, 사전투표의 경우 조작이 가능하다면서 강한 불신을 표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사전투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면서 지지자들이 대거 사전투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 후보는 대선 마지막 주말인 2일 모두 남부 ‘선벨트’ 격전지로 향해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선다.

해리스 부통령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집회를 열어 연설한 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으로 넘어가 유세를 벌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 개스토니아와 버지니아 살렘에서 연달아 유세를 한다. 이어 다시 노스캐롤라이나로 돌아와 그린즈버러 유세에 나서는 강행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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