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나토 사무총장 “유럽, 무임승차자 아님을 증명해야”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나토 사무총장[로이터]

FT 기고…우크라이나 종전 위한 지원·국방 투자 강화 등 제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고립주의 경향에 대비해 유럽이 ‘동맹의 가치’를 입증할 만한 국방 지출에 나서야 한다고 전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제안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나토 사무총장은 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낸 기고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스톨텐베르그 전 사무총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복귀하면 예전에 위협했던 것처럼 미국의 지원을 줄이고 유럽이 안보 위협에 홀로 대처하도록 내버려 둘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우려가 현실화할지는 결국 트럼프보다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우크라이나 지원 전략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회의론에도 일말의 진실이 있다”며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생존에는 충분하지만 전쟁을 끝내기에는 불충분한 수준의 지원만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기다리면 우리가 흔들릴 것이라 보고 밀어붙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 많은 무기를 제공할수록 평화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기본적인 역설”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톨텐베르그 전 사무총장은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공언한 대로 전쟁을 끝내려면 푸틴 대통령에게 계속되는 공격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며 “유럽은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일 수 있고 침략을 보상해주지 않는 선에서 트럼프의 협상 전략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나토 사무총장을 맡아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재임 시기에도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했을 때 나토는 더 강력해졌고 오늘날에는 더욱 강하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전에 대한 우리의 공동 대응이 보여주듯, 오늘날 나토는 쓸모없지도 않고 뇌사상태도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유럽은 더 나은 동맹이 됐지만, 안보 환경이 극적으로 악화해 좋은 동맹의 기준은 더 높아졌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복귀는 이런 메시지를 강화한다. 유럽이 자신의 몫을 한다면 새 미국 행정부도 이에 부응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유럽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필요한 역량을 제공함으로써 동맹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톨텐베르그 전 사무총장은 “우리는 국방에 더 많이 투자하고 더 많은 책임을 나눠서 져야 한다”며 “그래야 초강대국 패권 경쟁의 시대에 대서양 건너편의 관계가 짐이 아니라 핵심적인 전략적 자산임을 미국의 새 행정부에 알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절망하지 않고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프리라이더(무임승차자)가 아니라 진정한 파트너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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