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주니어, 과거 트럼프 저격 발언 새삼 재조명…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로이터=사진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발탁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8년 전에는 트럼프 당선인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며 맹비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에 뿌리를 둔 케네디 주니어의 과거 강경 발언이 소환됨에 따라, 그가 트럼프 당선인과 제대로 주파수를 맞출 수 있겠느냐는 공화당 일각의 의심도 증폭될 수 있다.

미국 CNN 방송은 21일(현지시간) 케네디 주니어의 2016년 라디오 발언 등을 분석한 결과 그가 오래전부터 트럼프 당선인을 일관적이고 신랄하게 비판해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2016년 12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당시 당선인의 전략이 역사적으로 대공황 등 사회·경제적 불안이 심해진 시기에 공포와 편견을 이용해 권력을 잡은 선동가들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사례로 독일의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무솔리니, 스페인의 프랑코 등 독재자들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의 모든 발언은 공포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우리에게 무슬림, 흑인, 특히 ‘흑인 오바마’에 대한 공포를 가져야 한다고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2016년 3월에는 라디오 방송에서 언론인 맷 타이비가 트럼프 당선인과 지지자들을 비판한 글을 칭찬하며 “미국에 노골적인 나치는 많지 않지만 겁쟁이와 아첨꾼들은 많다”는 구절을 소개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이어 트럼프 당선인과 히틀러는 다르다며 “히틀러에게는 계획이란 게 있었고, 정책에도 관심이 있었다”며 “트럼프에게는 그런 게 없다. 그는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환경 정책에 대해서도 친기업적이라고 비판하며 “트럼프의 번영은 오염에 기반을 둔 번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9년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임명한 앤드루 휠러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묵시록의 네 기사’에 비유했다.

CNN은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의 친기업적 규제 완화를 비판해 온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에 오르면 1조7천억 달러에 이르는 예산을 주무르며 식품과 공중보건 부문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갖게 된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인 케네디 주니어는 지난해 10월 민주당을 탈당해 대선에 독자 출마했다가 올해 8월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하고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다.

케네디 주니어의 보건복지부 장관 기용은 이에 대한 보은 성격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가 오랜 기간 ‘백신 음모론’을 주장해온 데다, 낙태 문제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입장이 공화당과 달라 중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지난 15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케네디 주니어의 인준안을 부결시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CNN에 “많은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류 미디어의 왜곡된 묘사를 믿었었다”며 “더는 같은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과거에 했던 말들을 후회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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