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3대째 간호사의 꿈을 꾸다 독립기념일 폭죽 사고로 실명 위기에 처한 테일러 김양(본보 7월19일자 A1면 보도)에게 남가주한인간호사협회(회장 세라 고·이하 한인간호사협회)가 마음을 모아 기금을 전달했다.
지난 7월 독립기념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간호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테일러양은 가족들과 함께 바비큐 파티에 참석해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던 중 누군가가 쏜 불법 폭죽에 눈을 맞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김 양은 왼쪽 눈 시력을 완전히 잃었으며, 오른쪽 눈도 손상을 입었다.
당시 한국일보 보도를 통해 테일러 양의 사연을 접한 한인간호사협회는 그녀의 안타까운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회원들 사이에서 성금을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 세라 고 회장은 올해 자신이 발간한 ‘미국 전문간호사 완전정복’ 책자의 수익금을 보탰으며, 재외한인간호사협회(OKANA)도 기꺼이 참여했다.
총 7,500달러가 넘는 돈이 모아졌고 이 돈은 지난 11월 테일러 양에게 전달됐다. 한인간호사협회 세라 고 회장은 “같은 한인으로서, 또 간호사로서 테일러 학생이 좌절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치료를 위한 성금 전달에도 목적이 있지만, 테일러 양을 위해 기도하고 진심으로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이어 “1회성 도움이 아니라 앞으로도 테일러 양이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한인간호사 커뮤니티는 테일러 양의 꿈을 지켜주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한인간호사협회는 옥스포드 팔레스호텔에서 개최한 송년행사에 테일러양과 가족을 초대해 테일러 양을 소개하고 응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한편 테일러 양은 현재 부상이 심한 왼쪽 눈의 5번째 수술을 마치고 6번째 수술을 앞두고 있다. 테일러 양의 어머니 제인 김씨에 따르면 테일러 양은 시력 회복보다는 외과적 부상을 완화하기 위한 수술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시력을 잃은 왼쪽 안구와 눈꺼풀 외상이 심해 눈이 잘 떠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수술은 예정되어 있지만, 의사도 확실한 개선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녹내장 수술을 받았음에도 안압이 내려가지 않아 4~5개의 안약을 사용하고 있다”며 “왼쪽 눈에 안약을 넣지만, 오른쪽 눈에도 영향을 미쳐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희망적인 소식도 전해졌다. 김씨는 “사고 직후 쇼크 상태였던 것에 비해 지금은 많이 진정된 상황”이라며 “외신 보도를 통해 테일러의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댓글을 통해 예상치 못한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 그 상처들을 한인 커뮤니티가 모두 치유해줬다”고 전했다.
김씨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받은 사랑 덕분에 테일러가 많이 밝아졌다”며 “한인들이 보내주신 사랑으로 테일러가 온라인 클래스를 통해 학업을 재개하려 한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