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유학생·주재원 ‘한숨’…여행객은 ‘환호’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를 돌파, 1,400원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에 개인과 기업 모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천공항이 한국 방문자들로 붐비고 있다. 방문자들은 ‘강달러’의 대표적인 수혜자들이다. [연합뉴스]

“환율로 월급이 팍팍 깎여 죽을 맛이다” vs. “이렇게 저렴한 가격으로 한국을 여행할 수 있다니 놀랍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연이어 급등하면서 1,370원대까지 넘어섰다. 하루 10원 넘게 급등하는 경우도 있는 등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미국과 한국, 기업과 개인 모두 사정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무려 11.3원 오른 1,375.4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전장보다 3.6원 상승한 1,367.7원에 개장한 뒤 장중 한 때 오름폭을 키워 1,375.5원까지 뛰었다. 달러는 이날 아시아장에서도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200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며 이제는 1,400원 돌파도 가시권에 두고 있다. 특히 하루에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치솟는 이상 현상도 최근 잦아지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달러 인덱스는 105.28까지 치솟는 등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100을 기준으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영향도 작용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5%, 전월 대비 0.4% 상승하는 등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영향이다. 여기에 한국의 경제상황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통화 가치는 해당 국가의 경제력에 기반하는데 한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고 경제도 회복을 하지 못하면서 환율 반전 모멘텀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달러화는 수출 감소 등 한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유독 원화 대비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같은 급격한 원·달러 환율은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면서 경제적 부담 또는 혜택으로 다가오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킹달러’ 현상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 유학생이나 주재원들에게는 심각한 재정적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하는 부담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LA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의 수요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한국 원화로 급여를 받는 강모씨는 “LA에 왔을 때는 1,200원대 이었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150원 정도 오른 것 같다”며 “미국 물가도 만만치 않게 높은데 환율로 가만히 앉아서 매달 수백달러의 월급이 감봉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유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유학생들도 원·달러 환율로 인해 미국서 받는 생활비가 급감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며 돈을 송금해야 하는 한국 부모 입장에서도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한국을 방문하는 미주 한인 등 여행자들은 ‘킹달러’의 대표적인 수혜자들이다.

한인 관광업계도 미주 한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갈 때 강달러로 인해 더 부담 없이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객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달러 강세로 한국에서 달러를 환전해 원화로 사용하거나 또는 미국 발행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때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인 비즈니스 업계도 달러 강세가 반가운 상황이다. 달러로 한국 상품을 사와서 미국에 파는 업체들이 많은데 달러 가치가 올라가면 전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들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업체들의 경우 향후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면 지금이 적절한 물건 구매 타이밍일 수 있다.

[한국일보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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