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새 행정부 출범후 불투명해진 취업비자 정책으로 미주 한인 유학생들이 초조해하는 가운데 근거없는 루머까지 돌면서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석사 끝내고 첫 직장을 잡는 데만 900개의 이력서를 제출했고 최종 인터뷰까지 간 건 열 개 남짓, 회사측과 인터뷰를 마치고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면서도 계속 지원서를 썼다는 한 유학생의 취업 도전기는 현재 미주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많은 한인 유학생들의 속타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제2기 행정부 들어 불확실해진 취업비자 정책으로 미주 유학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한 미주 한인 유학생 채팅방에서는 트럼프 1기 당시 H-1B 거부율이 12%였던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극우 참모인 스티븐 밀러의 정책 기조가 새 행정부에 참작될 경우 취업비자 거부율이 더 높아질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유학생 A씨는 “최근 전국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불체자 추방소식을 접할 때마다 불안하다며 “나도 그렇게 될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습니다.
B씨는 “H-1B 신청료가 10달러에서 215달러로 인상됐는데 변호사 비용까지 고려하면 당첨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유학생 C씨는 “H-1B 로터리 확률이 낮은 상황에서 한국에 귀국 후 다시 미국으로 오는 게 나을지, 아니면 여기서 끝까지 버티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며 깊은 고민을 드러냈습니다.
현재 이공계 전공자들은 스템 OPT(STEM OPT)를 통해 졸업 후 3년간 미국에서 체류하며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데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이 기간이 오바마 정부 이전 수준인 1년으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승우 이민법 변호사는 “스템 OPT가 미국 경제와 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는 만큼 현행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파워가 있는 테크 거물 “일론 머스크가 고학력자 유입을 통한 기술 개발과 경제 발전을 강조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8년 전 고학력자들에 대해서는 제한을 두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머스크가 경제와 기술 분야에 정통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미국 대학 졸업생 영주권 발급’ 정책에 대해서는 의회 소관이라 행정명령만으로는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이런 정책은 4년 안에 결론을 내기가 어려워 실현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라디오서울 강채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