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 예산국장 출신 러셀 보트…민주당은 전원 인준반대
“공약 이행할 가장 강력한 설계자중 한명”…공무원 감축 등 정부 개편 핵심 역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부 조직 개편 등 핵심 의제를 관철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이 의회 인준 절차를 통과했다.
미국 상원은 6일(현지시간)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찬성 53표 대 반대 47표로 가결 처리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공화당 전원이 찬성하고, 민주당 전원이 반대했다.
OMB는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하는 예산안을 작성하며, 정부 기관의 프로그램·정책·규정 등이 대통령의 정책과 부합하는지 감독하며, 부처 간 정책 조율을 하는 등 국정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하는 백악관의 ‘중추부’다.
첫 임기 때 관료 조직의 저항 때문에 자기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무원 감축과 각종 정부 기능 폐지 등을 통해 정부 조직을 입맛에 맞게 바꾸는 데 핵심 역할을 할 자리다.
뉴욕타임스(NYT)는 보트에 대해 연방 관료주의를 뒤집고 낭비성 지출을 삭감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할 “가장 강력한 설계자 중 한명”이라고 평가했다.
보트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도 예산관리국장을 맡았다.
당시 그는 법적 보호를 받는 연방정부 공무원 자리 수만개를 쉽게 해고할 수 있는 정무직으로 바꾸려고 시도했다.
또 의회가 정부 기관 등의 운영을 위해 승인한 예산을 행정부가 환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행정부 권한의 한계를 시험하려고 했다.
이런 전력 때문에 그는 트럼프 2기 내각 인사 중 가장 논쟁이 된 인사 중 한명이었으며 상원의 민주당 의원들은 그를 “법을 지키지 않는 이념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보트에 대한 인준 표결을 최대한 늦추려고 노력했으며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상원 본회의장에서 밤을 새우며 보트를 비판하는 릴레이 연설을 하기도 했다.
최근 OMB가 국정 운영 기조에 맞지 않는 전임 행정부 사업 등을 걸러낸다는 취지로 정부 부처에 각종 보조금 집행을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하면서 전국적으로 큰 혼란이 있었는데 보트가 여기에 관여했다고 NYT는 설명했다.
보트는 취임하면 작성을 주도할 행정부 예산안에는 각종 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삭감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보트는 트럼프 1기 근무를 마친 뒤 보수 싱크탱크를 설립했는데 2022년에 정부 지출과 관료주의를 줄여 국가 채무를 10년간 9조달러 가까이 줄인다는 계획을 제시한 적이 있다.
그는 보수 진영에서 트럼프 2기 국정 운영 청사진 격으로 집필한 ‘프로젝트 2025’의 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은 기독교 국가로 설립됐으며 정부와 기독교를 융합해야 한다고 믿는 ‘기독교 민족주의’의 신봉자라고 AP는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