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각하” “신의 선택” 표현까지… ‘아부의 기술’ 보여준 이시바

FILE PHOTO: U.S. President Donald Trump holds a joint press conference with Japanese Prime Minister Shigeru Ishiba in the East Room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February 7, 2025. REUTERS/Kent Nishimura/File Photo

<트럼프·이시바, 첫 미일 정상회담>
이시바, 화려한 아부에 트럼프도 “와우”
이시바 “나답지 않지만 아부할 수밖에”
“정치 신념 대신 실익 선택, 관세 피해”

“이시바가 화려한 ‘아부의 기술’을 구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의 환심’을 사기 위해 폭풍 칭찬을 쏟아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대한 평가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일본 내부에선 평소 ‘대등한 미일 관계’를 강조해 온 이시바 총리가 예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반응이 나왔다.

트럼프 마음에 쏙 들도록 답변

실제로 이시바 총리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내내 ‘트럼프 각하’ ‘신의 선택을 받은 남자’라는 표현을 쓰며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지난해 7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버틀러 야외 유세 도중 일어난 ‘트럼프 총격 암살 시도’ 사건을 언급하며 이시바 총리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확신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트럼프의 마음’에 쏙 들게 답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 시 일본도 보복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시바 총리는 “가정적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옆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은 “와우”라는 감탄사와 함께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도요타 투자’ ‘황금 사무라이 투구’ 선물

일본의 대미 투자 확대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춤형 선물’도 준비했다. 방미 전 고교·대학 동창인 도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회장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는데, 미국에서 보따리를 푼 ‘도요타의 미국 추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만남이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로 57㎝, 세로 81㎝ 크기인 ‘황금 사무라이 투구’ 선물도 건넸는데, “트럼프의 어린 손주들 마음을 사려는 의도였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본 언론들은 ‘의외’라고 평가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일 관계를 대등한 관계로 바꿔야 한다”는 지론을 내세웠다. 미일 지위협정 개정 요구 등 ‘미국에 할 말은 한다’는 태도도 유지했다. 그러나 실제 정상회담에선 정반대로 행동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바는 긴장하면서 트럼프에게 ‘각하의 취임을 정치인은 물론 많은 민간인도 기뻐한다’고 말했다”며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봉쇄해 트럼프 품에 안겼다”고 꼬집었다.

‘철저한 계산’… “저항보다 아부 선택”

‘과한 아부’로 비친 이시바 총리 발언은 철저한 계산에서 비롯됐다. 방미 일주일 전부터 그는 예상 질문·답변을 만들어 암기했다. 예측 불가능성이 크고 동맹 관계도 거래에 이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 차단을 위해 ‘환심 사기’에 집중한 것이다. 요미우리는 “많은 정·재계 인사가 지난달부터 ‘(발언은) 트럼프에게 맞춰야 한다’며 이시바에게 태도 변화를 설득했다”며 “이시바는 방미 직전 ‘나답지 않지만 (트럼프의) 기분이 좋아지게 치켜세울 수밖에 없다’고 주변에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도 “이시바가 아부로 관세 부과를 피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시바가 아부를 통해 웃음을 유발했고 관세 관련 질문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외국 정상들이 트럼프에 구애하려 아부의 예술을 선보였다’는 제하 기사에서 “(이시바는) 트럼프의 경제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었으나, 저항보다는 아부를 택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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