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심판 학계 전망은… “헌정질서 훼손”vs”국헌문란 아냐”

5일(한국시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의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이르면 다음 주 14일께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

‘절차적 흠결’로 각하 전망도…”尹석방 영향은 크지 않을듯”

전직 헌법재판관들 “결론 쉽게 예단 어려워…헌재를 믿어야”

11차례에 걸친 변론을 끝내고 이르면 이번 주 선고가 예상되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에 이목이 쏠린다.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윤 대통령이 석방된 가운데 어떤 결과가 나오든 사회적 파장이나 후폭풍이 예상된다.

10일(한국시간)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헌재, 헌법재판연구원 등에서 근무 경험이 있거나 관련 학회장을 지낸 헌법학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등 주요 탄핵 사유에 대한 위헌·위법성의 정도를 기준으로 결론을 다양하게 예측했다.

◇ ‘인용’ 전망 “비상계엄 선포로 헌정질서 침해”…朴사례 비교도

탄핵 인용을 전망한 학자들은 12·3 비상계엄 선포로 헌정질서가 훼손돼 법 위반의 중대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해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했다는 게 인정된다면 파면할 정도의 중대한 법 위반이 인정된다”며 8대 0 만장일치 인용을 예상했다.

한국공법학회장을 지낸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 역시 “비상계엄 선포는 그 자체로 헌정의 핵심 질서인 의회 제도와 사법권의 독립,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침해한 것”이라며 인용을 전망했다.

김 교수는 “유일하게 기각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부분이 계엄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라는 건데, 헌재나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비상계엄은 헌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서만 할 수 있다”며 “앞선 판례를 번복하지 않는다면 (비상계엄 선포가) 중대한 위법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없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례와 비교하는 학자도 있었다.

헌법연구관 출신 이황희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박 전 대통령 사건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권력을 쓴 부패 사건이었지만 이번 사안은 헌법이 예정한 ‘권력은 견제받아야 한다’는 점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며 “기각되면 균형이 맞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에 따른 윤 대통령 석방이 헌재 판단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은 독립된 절차이기 때문에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헌법연구관 출신 교수는 “전례에 비춰보면 박 대통령은 개인 비리에 해당하는데, 이번 사안은 국사범 같은 형식이라 중대성을 따졌을 때 훨씬 더 중하다”고 지적했다.

◇ ‘내란죄 철회 절차 흠결’ 각하·’국헌문란 목적 없어’ 기각 전망

기각·각하를 예상한 학자들은 ‘내란죄 철회’ 논란 등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거나 계엄 선포에 ‘국헌 문란’ 목적이 없었음을 내세운다.

헌법학계 권위자로 초대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허영 경희대 로스쿨 석좌교수는 지난 7일 윤 대통령 측 참고자료로 헌재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헌재 심리에 열 가지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 교수는 “탄핵소추안의 핵심인 내란죄 철회를 인정해 소추의 동일성이 상실됐고 소추 사유 철회에 국회의 결의도 없었으므로 부적법하다”며 “각하할 수 있는 사유”라고 했다.

허 교수는 변론기일 일방적 지정과 수사 중인 서류의 확보, 개정 형사소송법을 무시한 피의자신문조서 증거 채택, 대통령의 반대신문권 제한 등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지성우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도 “내란죄 철회, 심리 미진, 검찰조서 사용 등 절차적 문제가 있어 본안 판단 없이 각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황도수 건국대 로스쿨 교수는 “헌재가 절차를 잘못 운영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를 문제 삼아 기각으로 갈 법리가 충분히 있다”며 헌재가 윤 대통령측 ‘부정선거론’과 관련한 증거신청을 기각한 점을 문제 삼았다.

황 교수는 “입증할 기회도 안 주고 (결론이) 나면 부정선거가 없었다고 단정을 못 하는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이인호 중앙대 로스쿨 교수는 5일 헌재에 낸 의견서에서 “대통령은 ‘의회 쿠데타’와 ‘외부 세력에 의한 체제 붕괴’의 임박한 위험에 맞서 헌법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헌법 수호의 책무를 이행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권한행사에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내란의 고의와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전직 재판관들 “결론 예단 못해”

전직 헌법재판관 등 원로 법조인들은 헌재의 결론을 쉽게 예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직 재판관 A 교수는 “결과는 (재판관) 8명 외에는 모르고,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며 “어떤 결정이든 전원일치로 나오면 국론 통일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 사건 같은 경우 일방적으로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원로 법조인 B씨는 “계엄의 요건에 맞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선 의견이 전원 일치할 확률이 있지만 (법 위반이) 중대한지 여부는 견해가 갈릴 수 있다”며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 재판관들이 인용 쪽으로 얼마나 이동할 수 있느냐가 지켜볼 점”이라고 했다.

헌법재판관을 지낸 C 변호사는 헌재를 향한 일각의 공격을 의식한 듯 “헌법재판을 실제로 안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헌재를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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