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올 구매자 우위로 시장변화 예고… “과감히 협상 임해야”

주택 시장이 바이어스마켓으로 전환하는 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기존 매매 전략을 포기하고 변화한 상황에 맞는 새 전략을 세워야 할 시기다. [준 최 객원기자]

기존 전략 버리고 유리한 전략 수립

시간 두고 여유있게 매물 선택 추천

최근 몇 년 간 주택 시장은 롤러코스터처럼 급변했다. 모기지 이자율은 3%에서 7% 가까이 치솟았고, 주택 가격은 매년 급등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부터 둔화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과도한 구입 경쟁도 한풀 꺾였다. 이처럼 급변하는 주택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상황에 맞는 매매 전략과 규칙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시장이 바이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셀러스마켓(판매자 시장)에서 바이어스마켓(구매자 시장)으로의 변화가 예고되면서, 기존의 전략들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크다. 변화한 시장 상황에 맞지 않는 기존 전략은 과감히 버리고, 새로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바이어들이 작년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올해 적용할 만한 매매 전략을 알아본다.

▲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너무 까다롭게 고르면 안 된다?

지난 몇 년간 주택 시장에서는 매물 부족으로 인해 너무 까다롭게 고르지 않는 것이 중요한 전략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에 작년보다 많은 매물이 나와 있으니 조금 느긋하게 매물을 골라도 괜찮다”라는 새로운 조언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실제로 주택 재고가 부족했지만, 올해 들어 신규 매물과 기존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1월에 나온 주택 매물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2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덴버(54.8%), 라스베이거스(49.4%), 투싼(45%) 등 대도시에서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월에도 주택 매물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27.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며, 16개월 연속으로 매물 수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물이 늘어난 지역에서는 원하는 조건을 갖추지 못한 매물에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라며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여유를 갖고 매물 쇼핑을 하며 필요한 매매 조건은 과감하게 협상해도 좋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 셀러와 무리한 협상에 나서지 말라?

올해 주택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트렌드는 셀러들의 태도가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높은 집값과 이자율, 새 정부 취임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바이어가 급감하면서 셀러들이 바이어와의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과 2021년 동안 주택 구입을 시도했던 바이어들은 과도한 경쟁 속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당시 오픈 하우스에는 인파가 몰렸고, 수리가 되지 않은 매물조차 빠르게 팔려나갔다. 또 리스팅 가격을 훨씬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는 매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현재 주택 시장은 180도 달라졌다. 모기지 이자율 급등으로 바이어들이 대거 시장을 떠나면서 상황이 크게 바뀐 것이다. 부동산 업체 컴파스의 조너선 스피어스 에이전트는 “높은 이자율로 바이어가 급감한 지금이야말로 더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할 기회”라며 이러한 변화가 바이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물이 이전보다 더 오래 시장에 나와 있기 때문에, 매매 가격 인하나 수리비 지불, 가구 및 청소 비용 포함 등의 조건을 제시하는 셀러가 많아졌다”라며 셀러들의 협상 여지가 늘어난 점을 전했다.

▲ 집이 빨리 팔리니 오퍼를 즉시 제출하라?

최근 주택 시장에서 매물 대기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따라서 원하는 매물을 찾은 뒤에도 서두를 필요 없이, 다른 매물과 충분히 비교한 뒤 신중하게 오퍼를 제출해도 괜찮다. 그래야 조급하게 주택을 구입하는 데 따른 후회를 피할 수 있다. ‘매물 대기 기간’은 매물이 시장에 나오고 매매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걸리는 기간을 의미한다. 최근 주택 시장에서는 매물이 많이 나오고, 바이어가 적어 매물이 더 오래 시장에 남아 있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1월 주택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의 평균 매물 대기 기간은 73일로, 작년 1월보다 5일 길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 대기 기간이 작년보다 10일에서 30일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바이어들에게 인기가 높은 매물을 구입하려면 서둘러 오퍼를 제출해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구입 경쟁이 약해졌기 때문에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라고 크게 달라진 주택 시장 환경을 전하고 있다.

▲ 이자율 지금은 높지만 곧 내려간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물거품이 됐다.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Fed의 금리 인하 계획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기준 금리의 변화가 모기지 이자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모기지 이자율은 벤치마크 금리인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기준 금리에 간접적으로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6% 후반대의 모기지 이자율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자율 하락을 무작정 기다리면 주택 구매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023년 한때 모기지 이자율은 8%에 달했으며 이후 이자율은 하향 추세를 보였고, 2024년부터 7% 초반과 6% 후반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현재 이자율 수준이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리얼터닷컴의 올해 주택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모기지 이자율은 작년보다 소폭 낮아져 6.2%에서 6.3%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주택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는 여전히 부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 결혼은 집과, 데이트는 이자율과?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오른 몇 년 전까지 ‘결혼은 집과 하고, 데이트는 이자율과 하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는 집을 사는 것이 장기적인 결정이므로, 집의 위치, 크기, 상태 등 장기적인 요소에 집중해 신중히 선택하라는 뜻이었다. 동시에 이자율은 변동 가능하므로, 높은 금리에 너무 걱정하지 말고 집을 구매하라는 조언이었으나 현재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마음에 들고 감당할 수 있는 집을 찾고, 나중에 가격이 내려가기를 기대하라’는 조언이 현재 주택 시장에 더 적합하다고 강조한다.

과거 많은 바이어들은 ‘지금 구매하고 나중에 재융자하자’는 전략으로 주택 구매에 나섰다. 이는 바이어들이 단기적으로 높은 이자율에 갇히더라도, 향후 이자율이 떨어지면 재융자를 통해 더 낮은 이자율로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현재 6% 후반대의 이자율이 6% 초반으로 떨어진다고 해도 모기지 페이먼트 인하 폭은 크지 않고, 재융자 수수료 비용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물이 증가한 지금이 마음에 들고 감당할 수 있는 집을 찾을 수 있는 기회”라며 “바이어가 늘어나기 전에 주택 구매를 서두르는 것이 현명한 판단일 수 있다”라고 조언하고 있다. 또 향후 재융자 여부와 관계없이 지금 주택을 구매하면 자산을 쌓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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