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 낙관적이지만… 법안 변경 등 불확실성도”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택 임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올해 주택 임대난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

‘부동산 자문 위원회’ 보험료 등 이슈 꼽아

금융 비용 높아 투자자들 ‘신중 모드’ 지속

세계적인 부동산 자문 기구인‘부동산 자문 위원회’(CRE·Counselors of Real Estate)에 따르면 정치적 불확실성, 급등하는 보험료, 인공지능의 성장 등이 올해 부동산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주요 요인들로 꼽힌다. CRE글로벌의 앤서니 델라펠 의장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미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 상업용 부동산 자산과 대출 시장의 긍정적 변화 등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낙관론이 증가하고 있다”라며“그러나 지정학적 불확실성, 선거, 국지전, 대출 만기 도래 등의 불확실성 요인도 함께 존재한다”라고 올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CRE가 선정한 올해 세계 부동산 업계 주요 이슈를 알아본다.

▲ 부동산 관련법 변경 가능성

올해는 70개 이상의 나라에서 선거가 치러질 예정으로 이미 불안정한 지정학적 환경을 더욱 불안하게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미국에 치러질 선거는 규제, 무역, 법인세, 이민 정책 및 지속 가능성 등 경제 및 정치 각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부동산 관련 법안 중 기업형 임대 업체를 대상으로 한 임대료 상한선 설정과 부동산 매매 시 양도 소득세를 유예해주는 ‘1031 Exchange’ 법안 수정 등이 시행되면 부동산 투자 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금리 등을 정확히 전망하며 여러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 높은 금융 비용

금리가 지난해 가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금리로 인해 투자 평가와 시장 가치 평가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투자자들이 투자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보유 부동산 매각을 꺼리는 부동산 소유주들이 많고, 반대로 구매자들은 높은 가격으로 인해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다.

일부 구매자는 다가오는 대출 만기로 인해 급매물이 증가할 것을 기대하며 투자 타이밍을 저울질 중이다. 현재 높은 ‘자본 수익률’(CAP Rate)을 제공하는 매물을 기다리며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투자자가 많지만, 향후 2년 간 이 같은 투자 목표 실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상업용 대출 만기 도래

2026년 말까지 약 1조 8,000억 달러에 달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만기가 돌아올 예정이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회복을 기대하는 대출 은행들이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있지만, 이러한 일시적인 구제는 은행들이 규제 제약과 자본 준비금 부족 등의 문제에 직면하면서 지속적인 시행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출 만기 도래와 은행의 구제 조치 축소 등이 상업용 및 주거용 임대 부동산 시장에서 건물주의 세입자 유치 노력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 지정학적 상황 및 지역 전쟁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 분쟁을 포함한 계속되는 글로벌 혼란은 공급망 중단, 인플레이션, 노동력 부족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끊이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더 큰 위험을 반영하여 목표 자본 수익률을 높게 설정하는 한편, 과거의 주기적 투자 패턴에서 벗어나 투자 타이밍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보험 비용 급등

2023년 한 해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무려 약3,800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 중 약 31%만이 보험금 청구를 통해 보상됐다. 기후 이변, 인플레이션,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해 보험료가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각 부문이 보험료 급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거용, 호텔 및 숙박용, 실버타운(시니어 단지) 부동산 부문이 보험 청구 증가로 높은 보험료 적용이 예상되고 있다. 건물주 들은 기존 보험 구매 방식에서 벗어나 보험 비용 증가에 대비한 위험 관리, 적정한 보험 범위 설정, ‘대체 위험 전가’(ART·Alternative Risk Transfer) 솔루션 등을 모색해야 한다.

▲ 주택 임대난

주택 가격 상승과 주택 재고 부족으로 주택 구매력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 임대료의 경우 상승률은 둔화했으나, 지난 15년간 임대료는 무려 45%나 급등했다. 다가구 주택 공급이 증가했지만 대도시 위주로 공급지 집중돼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불충분한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현재 전체 세입자 중 약 54%가 가구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할 정도로 주택 임대 비용 부담이 치솟았다. 다가구 주택 건설 감소와 젊은층 세입자의 수요 증가로 올해 주택 임대난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 지속 가능성

허리케인, 산불, 홍수 등 자연재해가 빈번해지면서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부동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자연재해 피해를 대비한 건물의 지속 가능성과 기후 복원력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조되는 추세다. 현재 미국의 규제가 분사화 되어 있는 반면, 유럽은 EU의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과 영국의 ‘최소 에너지 효율 기준’(Minimum Energy Efficiency Standards)과 같은 새로운 규정을 통해 엄격한 지속 가능성 규제를 적극 도입 중이다. 지난해 극단적인 기후 이변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고, 그에 따른 보험료가 급등한 상황에서 지속 가능성과 기후 복원력을 부동산 투자의 우선순위로 두는 전략이 강조되고 있다.

▲ 사무실 건물 전환

2024년 말까지 미국 내 사무실 건물의 공실률이 약 20%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무실 건물 공실률 증가로 지자체 세수 및 예산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수년전부터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가 빈 사무실 공간을 주거 공간으로 전환하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비용이 많이 들고 과정도 복잡해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신 사무실 건물을 의료, 교육 등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새 패러다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주 한국일보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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