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무역압박 ‘교본’ 나왔다…소고기부터 車·법률·국방·원전까지 총망라

간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이 국가별 연례 무역평가 보고서(NTE)를 발간했습니다. NTE는 USTR이 매년 3월 말 발간하는 보고서인데요. 올해는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공개된 것이어서 특히 관심을 모았습니다. 미국은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각국의 비관세 장벽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허물기 위해 협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 대해서도 소고기 수입부터 국방 물자 국내 제품 우선 구매 정책까지 깨알같이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오늘은 향후 미국과의 무역 협의에서 주요 근간이 될 NTE 보고서 한국 부분을 집중 분석해드리겠습니다.

美 “韓, 소고기 수입 막는 ‘과도기적 조치’ 16년간 유지”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을 허용하라는 압박입니다. USTR은 “2008년 한미는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해 한국 시장을 미국산 소고기, 소고기 제품에 완전히 개방했지만 한국은 과도기적 조치로 미국산 소고기와 소고기 제품을 수입할 때 30개월 미만의 소에서 생산된 제품만 수입하도록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도기적 조치’는 16년 동안 유지돼 왔다”며 “한국은 소의 연령과 관계 없이 갈은 소고기 패티, 육포, 소시지 등 가공된 소고기 제품의 수입을 계속 금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지난해 NTE 보고서와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비관세 장벽을 없애라고 각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와 의미가 남다릅니다. 미국은 4월 2일 상호관세를 부과한 후 한국과의 협상에서 이 부분에 대한 시장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은 과거 광우병 대란과 연결되는 이슈로 정치적으로도 매우 민감합니다. 향후 협상 과정, 그리고 이후 국내 여론 설득 과정에서 큰 논란이 일 것으로 우려됩니다.

美 “韓, 외국 방위 기술보다 국내 제품 우선” 첫 언급…법률 시장 개방도 지적

국방조달 절충(Offsets in Defense Procurement)에 대해 언급한 것도 눈에 띕니다. USTR은 “한국 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방위 기술보다 국내 기술과 제품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며 “방위 계약의 가치가 1000만달러를 초과할 경우 외국 계약자에게 절충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우리 정부는 해외 방산업체로부터 일정 규모 이상의 무기체계를 구매하는 경우 해외 업체로부터 관련 지식 또는 기술 등을 반대급부로 이전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부분은 2024년 NTE 보고서에서는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내용입니다. 향후 우리의 국방 무기 및 물자를 조달할 때 미국에 문호를 더 활짝 개방하라고 압박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법률시장 개방과 관련한 비관세 장벽도 지적했습니다. USTR은 “한미 FTA로 외국 로펌은 한국에 외국법자무사 사무소를 개설하고 국내 및 해외 법률 문제가 혼재된 사건을 공동으로 처리하기 위해 한국 로펌과 협력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외국인 자격의 변호사와 법인은 2017년부터 합작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한국인 자격 변호사를 고용할 수 있었지만 여러 요건들이 미국 기업의 움직임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관련 법은 합작 투자 회사의 외국인 소유권을 49%로 제한하고 합작 투자 회사로 구성된 회사들이 본국에서 최소 3년동안 운영돼야 하며 합작 투자에 참여하는 외국 및 한국 로펌이 한국법에 따라 새로운 별도 법인을 설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합작 투자사의 업무 범위도 제한하고 있다. 이 조항들은 양국간 법률 서비스 무역 촉진을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의 취지를 약화시킨다”고 꼬집었습니다.

車 배출가스 관련 부품 규제도 언급…혁신제약사 인증 정책 투명성도 거론

자동차에 대한 언급도 눈에 띕니다. USTR은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한국 자동차 시장 접근성 확대는 미국이 여전히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라며 “미국 정부는 한국의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른 배출가스 관련 부품(ERC) 규제에 대해 ‘투명성 결여’ 우려를 표명해왔다”고 짚었습니다. 아울러 “차량 제조업체, 수입업체는 ERC의 실질적인 변경에 대한 수정 인증서를 취득하거나 사소한 변경에 대한 수정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며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규제의 명확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습니다. USTR은 “자동차 업계는 수입과 관련된 위반 사항이 차량에 대한 조사 권한이 없는 한국 관세청의 형사 기소 대상이 될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고 적었습니다.

이날 USTR은 제약 및 의료 기기 산업에 대한 문제 제기도 했습니다. USTR은 업계가 한국의 혁신제약사(IPC) 인증 정책에 대해 투명성 우려를 제기했다고 적었습니다. 해당 정책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특정 기업이 세액 공제, 연구개발 지원, 더 유리한 가격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정책입니다. 하지만 혁신제약사 인증을 받지 못한 기업에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고 USTR은 지목했습니다.

망사용료, 플랫폼법, 정밀지도 반출 지목

이 외에 보고서는 한국의 전자 상거래 및 디지털 무역 장벽, 투자 장벽 등도 거론했습니다. 보고서는 해외 콘텐츠 공급자가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에게 네트워크 망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다수의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됐다면서 일부 한국의 ISP는 콘텐츠 공급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콘텐츠 제공업자들의 비용 납부는 한국 경쟁자를 이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망사용료 부과시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의 독과점이 강화돼 반(反)경쟁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법안과 관련,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다수의 미국 대기업과 함께 2개의 한국 기업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다수의 다른 주요 한국기업과 다른 국가의 기업은 제외된다”며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위치기반 데이터 반출 제한으로 해외 업체들이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구글이 한국의 정밀 지도의 해외 반출을 우리 정부에 신청했는데, 이에 대해 본격적인 압박이 일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투자 장벽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USTR은 한국의 통신, 방송 및 미디어에 대한 외국인 투자 제한을 거론하면서 “원자력 발전 부문에 대한 외국 소유를 금지하고 있고 수력, 화력 등 기타 형태의 비원자력 발전에 대한 외국 소유를 3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며 “육우 사육, 전력 판매, 송전, 배전, 연안 여객 및 화물 운송, 신문 등 정기 간행물 관련 사업에 대한 외국인 소유 지분을 50%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원전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띄는데요. 이는 작년 보고서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내용입니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2GRCOHCA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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