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취소될까봐… “SNS 없애고 외출·발언 자제하는 미 유학생

브라운대 캠퍼스에 붙은 2024 대선 트럼프 지지 [로이터]

트럼프 2기서 기록말소 유학생 최소 4천700건… “다음은 내차례” 공포

비자 취소 이유도 몰라… “정부 명백한 불법”, “미 전역 냉각효과” 지적

미국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비활성화하고 캠퍼스 내에서만 머물거나 수업 시간에는 발언을 피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작년 대학가 반전 시위 이후 ‘반유대주의’ 성향의 유학생과 외국인 교직원을 추방하겠다고 밝히면서 나타난 변화다. 잘못 말을 꺼냈다가 학생 비자가 취소될까 봐 걱정돼 행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NAFSA(국제교육자협회)에 따르면 3월 중순 이후 비자가 취소되거나 연방정부 기록이 말소된 유학생과 학자는 거의 1천명에 달한다.

미 이민변호사 협회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유학생 기록이 말소된 사례는 최소 4천700건으로 추산하고 있다.

WP는 학생 당사자도 자신의 비자 상태가 바뀐 것을 알지 못할 수 있고, 정부가 대학 측에 학생의 비자 취소 사실을 모두 통보하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연방정부 데이터베이스를 먼저 확인해 변경 사항을 파악한 대학들도 있었다.

대학들은 현재 얼마나 많은 학생이 정부의 비자 취소 결정을 받았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전방위로 노력하고 있다.

이런 사례가 점차 늘면서 미 시민권자가 아닌 학생, 학자들은 다음은 자신이 그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여있다.

애리조나주립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는 브라질 출신의 한 유학생은 “솔직히 두렵다”며 정치적 견해를 공유하는 데 주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어떠한 의미에서든 극단주의자는 아니지만 뭐가 언론의 자유이고 뭐가 정부에 대한 위협인지 모르겠다”며 “공동체 전체가 그렇게 느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지타운대에 재학 중인 캐나다, 이란 국적의 한 학생은 미 시민권 취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엑스(X·옛 트위터)에서 자신의 계정을 비활성했다고 전했다.

그는 “모든 사람의 SNS가 감시당하는 걸 볼 때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했다. 학생회 소속이라는 그는 최근 안전을 위해 특정 대화에 참여하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조지메이슨대의 콜롬비아 출신 학생은 거리를 걷거나 공공장소에 자주 나가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학생회장인 그는 구금될 경우를 대비해 친구들과 어떻게 대처할지 계획도 세워놨다.

조지메이슨대에서도 이미 적어도 15명의 학생 비자가 취소된 상태다.

비자가 취소된 유학생들을 보면 일부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됐던 이들이다. 경미한 교통 법규 위반 이력을 갖고 있거나 심지어 본인이 범죄 피해자였던 경우도 있었다. 비자 취소 사유가 명시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유학생 체류 정보는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학생·교환 방문자 정보 프로그램(SEVIS)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된다.

최근엔 국무부가 비자를 취소하는 것 외에도 대학 측이 아닌 ICE가 직접 SEVIS 기록을 삭제하고 있다. SEVIS 기록 말소는 곧바로 법적 지위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미 이민변호사 협회의 제프 조지프는 “지금 정부가 던지고 있는 그물은 엄청나게 넓다”며 최근 SEVIS 종료 사례들을 보면 법적 해당 요건에 맞지 않아 명백히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들은 SEVIS가 적절하게 종료되지 않는 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 비나 두발 법대 교수는 “모든 사람이 잠재적으로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느낌은 미 전역에 엄청난 냉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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