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은 배부르고 시민들은 굶주린다” 오클랜드 시 초과근무 수당 횡령 스캔들

‘무능한 공직사회’ 170만 달러 횡령… 2억8천만 달러 적자에 소방서 폐쇄까지

오클랜드 시 공무원들이 수년간 무단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챙겨온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나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시 감사관실의 조사 결과, 2018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무려 526명의 공무원들이 법적 근거 없이 약 170만 달러(약 23억 원)의 초과근무 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런 도덕적 해이가 드러난 시점은 오클랜드 시가 향후 2년간 무려 2억8천만 달러(약 3800억 원)의 막대한 예산 적자에 직면한 상황이어서 시민들의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다.

이미 시는 극심한 재정난으로 화재 위험이 높은 오클랜드 힐스 지역의 소방서 두 곳을 임시 폐쇄했고, 추가로 네 곳의 소방서까지 폐쇄 계획을 발표했다. 사회복지 서비스마저 대폭 축소되는 등 시민 안전과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매일 텔레비전에서 들리는 소식을 보면 나 같은 사람들은 겁에 질릴 수밖에 없어요.” 88세의 존 허친슨 노인은 식사 배달 서비스에 의존해 생활하는데, 이 또한 예산 삭감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한편, 평생 오클랜드에서 살아온 디온 베이커 씨는 “도로의 포트홀 때문에 차가 망가져 수리점에 맡겼는데, 그런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무단으로 혈세를 낭비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배신감이 크다”고 분노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번에 적발된 170만 달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클 휴스턴 시 감사관은 “이번 조사는 단 두 개 부서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다른 부서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초과근무 수당 횡령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암시다.

이번 스캔들은 2023년 7월 양심적인 내부고발자의 용기 있는 제보로 비로소 세상에 드러났다.

조사 결과 교통국과 공공사업국은 연방법으로 엄격히 규제되는 공정근로기준법(FLSA)을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자체 공식으로 초과근무 수당을 부풀려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시 재무국, 인사국, 법무국 등 감시 책임이 있는 부서들이 이 명백한 불법 행위를 수년간 묵인해 왔거나, 아예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들 중 누구도 이 잘못된 공식의 원인이나 시작 시점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케빈 젠킨스 오클랜드 시장 직무대행은 “감사관과 협의해 최선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미 시민들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오클랜드 공공사업국장 조슈아 로완은 “과오지급된 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더 큰 문제는 시민 신뢰의 훼손”이라고 인정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번 초과근무 수당 횡령 스캔들이 폭로되는 와중에도 오클랜드 경찰국은 예산을 마구 낭비하며 시의 재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경찰국은 올해만 무려 5190만 달러(약 704억 원)의 예산을 초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체 경찰 예산의 16%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시민 감시단체인 ‘반경찰테러프로젝트’의 제임스 버치 정책 디렉터는 “일부 경찰관들이 초과근무로 연간 40만~60만 달러(약 5억~8억 원)씩 챙겨가는데도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 시스템이 문제”라며 “매년 경찰이 수천만 달러의 예산을 초과하는데, 이는 명백한 책임성 부재 때문”이라고 분노했다.

이 모든 부패와 무능의 중심에는 최근 11월 주민소환으로 쫓겨난 셩 타오 전 시장이 있다.

취임 2년도 채 되지 않아 역사상 처음으로 주민소환으로 물러난 타오 전 시장은 임기 내내 도시의 범죄와 재정위기를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했다.

전 경찰국장을 논란 속에 해임하고, 2백만 달러 규모의 소매 절도 방지 보조금 신청을 놓친 것은 물론, 결정적으로 2024년 6월에는 FBI의 가택 수색을 받는 수모까지 겪었다.

이제 오클랜드 시는 모든 부서의 초과근무 수당 산정 방식을 재검토하고, 관련 규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즉각적인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무너진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스템 개선을 넘어, 도덕적 해이에 빠진 공직사회 전반의 대대적인 쇄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클랜드 시민들은 타오 전 시장 주민소환에 이어 공직자들의 자정 노력과 부패 척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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