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이라 말할 수 없다” – 테슬라 등 글로벌 업체도 영향권
[베이징=뉴스데스크] 중국 정부가 최근 발생한 샤오미 SU7 전기차의 치명적인 사고 이후,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된 자동차 광고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번 규제는 중국 시장에서 활동 중인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3명의 목숨 앗아간 샤오미 SU7 사고, 중국 자율주행 산업 흔들다
지난 3월 29일, 안후이성의 한 고속도로에서 샤오미 SU7 전기차가 ‘내비게이트 온 오토파일럿(NOA)’ 모드로 주행 중 공사 구간에서 콘크리트 방호벽과 충돌해 화재가 발생, 대학생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직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차량 문이 자동으로 잠겨 탑승자가 탈출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샤오미 측은 모든 문에 비상 개폐장치가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 사고로 샤오미 주가는 5.5% 급락하며 약 160억 홍콩달러(약 2조 8,000억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습니다.
“소비자 현혹 안 된다” – MIIT, 자율주행 용어 사용부터 철저히 규제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4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광고 및 기능 제공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강력한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 광고 용어 제한: ‘자율주행’, ‘스마트 주행’, ‘지능형 주행’ 등 표현 사용 금지. 대신 ‘L2 보조주행’ 등 국제 표준에 맞는 용어만 허용
- 공개 베타 테스트 금지: 정부 승인 없는 자율주행 기능의 공개 테스트 프로그램 전면 금지
- 운전자 개입 없는 기능 제한: 발렛 주차, 원터치 호출, 원격 제어 등 운전자 감독이 없는 기능 제공 금지
- OTA 업데이트 사전 승인: 주행 관련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사전 정부 승인 및 엄격한 테스트 필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4단계 규제’ – 자율주행 관련 업데이트 별도 허가 필수
새 규정에 따르면, OTA 업데이트는 4단계로 분류되어 관리됩니다. 주요 기술 매개변수를 변경하지 않는 업데이트는 신고만으로 가능하지만, 주요 매개변수에 영향을 주는 경우 별도의 제품 변경 허가가 필요합니다.
특히 자율주행 관련 기능 업데이트는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결함 시정 업데이트는 리콜 규정을 따라야 하고, 승인 전까지 해당 차량 생산이 중단됩니다.
또한 제조사는 업데이트 목적, 내용, 소요 시간, 사용 불가 기능 등 정보를 소비자에게 명확히 안내해야 하며, 2025년 6월 1일까지 관련 기술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2028년 1월부터는 국가 표준(GB 44496-2024)이 모든 차량에 의무 적용됩니다.
테슬라 중국, 새로운 규제 환경에 직면
이번 규제 강화는 중국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테슬라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완전 자율주행(FSD)’ 같은 용어를 사용한 마케팅을 조정해야 할 것이며, 오토파일럿과 FSD 베타 같은 기능도 새로운 규제에 맞춰 변경이 필요합니다.
특히 테슬라의 강점 중 하나인 빈번한 OTA 업데이트 전략도 타격을 받을 전망입니다.
중국 정부가 주행 관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사전 승인을 요구함에 따라, 테슬라의 신속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배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규제 강화가 가져올 양면적 영향
한편으로는 테슬라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동일한 규제 환경에서 경쟁하게 되어 중국 국내 업체들의 과장 광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다는 점은 테슬라에게 긍정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국내 기업들에 더 우호적인 규제 적용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테슬라는 현지 경쟁사들보다 더 엄격한 검토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세계 선두에서 규제 리스크로” – 중국 자율주행 산업 새로운 도전 직면
이번 조치는 자율주행 기술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합니다.
그간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있어 세계 선두를 달리던 중국 자동차 업계는 한층 엄격한 규제 환경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테슬라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의 자율주행 기술 홍보 및 배포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며, 중국 정부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면서도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