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내 최대 공급량에도 높은 금리와 경기 불안으로 매수 심리 ‘찬바람’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매매 계약 취소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레드핀(Redfin)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3월 한 달 동안 전국적으로 약 52,000건의 주택 매매 계약이 취소됐으며, 이는 해당 월 거래된 주택의 13.4%에 해당합니다. 이는 2017년 레드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세 번째로 높은 3월 취소율로, 2023년 3월(13.7%), 2020년 3월(16.4%)에 이어 높은 수치입니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 우려 속에 소비자들 ‘관망세’
미국의 높은 주택 가격은 2024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택 가격 인하와 공급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일부 전문가와 비평가들은 그의 경제 정책(무역 상대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이민자 대량 추방 등)이 오히려 미국 소비자들의 생활비를 더 높이고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경기 침체기에는 고용 둔화와 해고 우려로 인해 주택 수요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주택 공급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높은 모기지 금리와 주택 가격 부담으로 인해 바이어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플로리다·텍사스 등 과열 지역 ‘직격탄’
계약 취소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주택 시장이 과열됐던 플로리다와 텍사스가 주를 이룹니다.
- 올랜도(플로리다): 18.7%
- 포트워스(텍사스): 18.4%
- 샌안토니오(텍사스): 18.1%
- 라스베이거스(네바다): 18.0%
- 마이애미(플로리다): 17.9%
- 탬파(플로리다): 17.7%
- 포트로더데일(플로리다): 17.5%
- 애틀랜타(조지아): 17.3%
- 잭슨빌(플로리다): 17.1%
- 리버사이드(캘리포니아): 16.4%
플로리다와 텍사스는 최근 몇 년간 신규 주택 공급이 가장 많았던 지역이지만, 이제는 미분양 재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현상으로, 셀러들은 거래 성사를 위해 각종 양보(수리비 지원, 클로징 비용, 모기지 금리 인하 지원 등)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바이어 시장’ 확산… 셀러 양보 증가
2025년 1분기 기준, 미국 전체 주택 셀러의 44.4%가 바이어에게 양보를 제공했습니다. 이는 1년 전(39.3%)보다 증가한 수치이며, 2023년 초 기록(45.1%)에 근접합니다.
- 시애틀: 71.3%
- 포틀랜드(오리건): 63.9%
- 애틀랜타: 61.5%
- 샌디에이고: 60.7%
- 덴버: 59.2%
- 로스앤젤레스: 56.1%
전문가들 “경기 침체 우려가 소비자 심리 위축시켜”
레드핀 시애틀 에이전트 스테파니 캐스트너는 “콘도와 신축 타운홈에서 셀러 양보가 매우 흔해졌으며, 단독주택도 장기간 미매각 시 양보가 많아진다”고 밝혔습니다. 또, 레드핀 경제학 수석 천 자오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50%를 넘는다는 시장 전망이 소비자들의 주택·자동차 등 대형 구매를 망설이게 만든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주택 시장 더 얼어붙일 수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미국 경제와 글로벌 무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합니다. 만약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진입한다면, 주택 수요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레드핀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4분의 1이 관세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올해 주택이나 자동차 등 대형 구매를 취소했다고 답했으며, 55%는 구매 의사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습니다.
요약
- 미국 주택 시장은 높은 금리, 경기 불확실성, 생활비 부담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습니다.
- 계약 취소율은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며, 셀러들은 거래 성사를 위해 각종 양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지역별로는 플로리다, 텍사스 등 신규 공급이 많았던 곳에서 미분양과 취소율이 특히 높게 나타납니다.
-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주택 시장의 위축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