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재난 대응과 전임 시 정부의 무책임한 예산 운영이 LA를 벼랑 끝으로 몰아
로스앤젤레스시가 사상 최악의 재정 위기에 처했다. 케런 배스 시장이 최근 발표한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올해 예산 적자가 약 10억 달러에 달해 1,600명 이상의 공무원 감축과 부서 통폐합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배스 시장은 시정연설에서 “도시의 재정적 위기는 매우 심각하다”며 “근본적인 변화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교통국에서는 400여 개 자리가 줄어들고, 경찰국은 민간직 403명이 감축될 예정이다. 반면 소방국은 오히려 1억 370만 달러가 증액되고 227명이 증원될 계획이다.
이번 재정 위기의 원인으로는 공무원 노조와의 과도한 임금 협상, 각종 소송에 따른 천문학적 배상금,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예기치 못한 재난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시의 주요 수입원인 사업세, 판매세, 호텔세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소방·경찰 연금 부담은 1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캐런 배스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도는 급락하고 있다. UCLA 루스킨 공공정책대학원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배스 시장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지난해 32%에서 올해 49%로 급등했다. 이는 지난 1월 팔리세이즈 대형 화재 당시 시장의 부재와 미흡한 초기 대응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시 행정관 매트 사보는 “LA의 재정 위기는 단순히 최근의 재난 때문만이 아니라, 수년간 누적된 구조적 문제와 잘못된 정책 결정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배스 시장은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주정부의 추가 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새크라멘토를 직접 방문하는 등 해법 마련에 나서고 있다.
루스킨대학의 제브 야로슬라브스키 교수는 “배스 시장이 재난 대응과 재정위기 극복에서 성과를 낸다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기회가 있다”고 평가했다.
배스 시장은 “LA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며, “근본적인 시정 개혁과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