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트럼프 이례적 비판 직후 키이우에 대규모 미사일·드론 215기 발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9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번 공격은 작년 7월 이후 키이우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으로 기록되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직후 이뤄져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규모 공격과 피해 상황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샤헤드 드론 등 215여 기의 미사일과 드론을 우크라이나 전역에 발사했다. 브랸스크, 쿠르스크, 벨고로드 등 러시아 여러 지역에서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키이우에서는 민간인 거주지와 인프라가 집중적으로 공격을 받아 최소 12명이 숨지고, 어린이와 임산부를 포함한 90여 명이 다쳤다.
키이우 외에도 자포리자, 드니프로, 하르키우 등 주요 도시와 철도, 에너지 시설이 공격을 받았으며, 구조대원들은 잔해 속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 푸틴 비판
공격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Truth Social’에 글을 올려 푸틴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트럼프는 “키이우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에 만족하지 않는다. 불필요하고 시기적으로도 매우 부적절하다. 블라디미르, 그만하라! 매주 5,000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고 있다. 평화 협정을 마무리하자”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공격을 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에도 영토 문제에 있어 유연한 협상 자세를 요구했다. 그는 크림반도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되찾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하며, 조속한 평화 협상 재개를 강조했다.
러시아, 추가 공격 감행…긴장 고조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이 중재한 30일 제한적 에너지 인프라 휴전 기간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격을 강화했으며, 이번 달에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고향인 크리비 리흐에서 20명이 사망했고, 북동부 도시 수미에서도 35명이 목숨을 잃었다.
크렘린궁은 군사 목표 달성을 위해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렘린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트럼프의 발언이 러시아의 입장과 일치한다”고 언급하며, 실질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국제사회 및 우크라이나 반응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 중 “미국이 러시아에 강력한 압박을 가하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의 외교 정책 책임자인 카야 칼라스는 소셜 미디어에 “모스크바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평화 추구가 아닌 ‘조롱'”이라고 비난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계속 공격하면서 평화를 원한다고 거짓말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우크라이나에서는 단 하나의 답변만을 원한다: 푸틴 대통령이 무조건적인 휴전에 동의하는가?”라고 물으며, “푸틴 대통령이 ‘예’라고 말하면 내일 무기는 침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
러시아의 이번 대규모 공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례적이고 강경한 푸틴 비판 직후 이뤄졌으나, 러시아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평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중재 노력을 포기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이번 며칠이 매우 중요하다”며 협상 진전을 촉구했다.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있으나 평화 협상 재개에는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