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했던 관계 속 외교적 의미 담은 바티칸 방문
로마발 | 2025년 4월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내일(26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로마에 도착했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재취임 이후 처음으로 나서는 해외 순방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사회 총집결… 20만 조문객 운집 예상
이번 장례식에는 약 20만 명의 조문객과 함께 50여 명의 국가 정상, 10명의 현직 군주, 130여 개국의 대표단이 참석해 세계 최대 규모의 외교 행사로 치러질 전망이다. 미국 대통령의 참석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외교적 의미를 지닌다.
트럼프-교황, 정책 갈등 속 복잡한 관계
트럼프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기간 동안 이민, 환경, 빈곤 등 여러 현안에서 공개적으로 의견 충돌을 빚었다. 교황은 이민자 보호와 환경 문제에 적극적인 입장을 견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장벽 건설 등 강경 정책을 펼쳐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보수 가톨릭 신자들로부터 꾸준한 지지를 얻어왔다.
바티칸 의전에 따라 3열 착석… 국가원수 서열 반영
바티칸의 엄격한 의전 절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에서 3열에 착석할 예정이다. 1열은 스페인, 벨기에 등 가톨릭 국가 군주들에게, 2열은 영국 윌리엄 왕세손 등 비가톨릭 군주들에게 배정된다. 각국 정상들은 프랑스어 국가명 알파벳 순으로 배치되어, 미국(États-Unis)을 대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3열에 자리하게 된다.
가톨릭 신자 멜라니아 여사, 생일날 장례식 참석
가톨릭 신자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남편과 함께 장례식에 동행한다. 특히 장례식 당일은 멜라니아 여사의 55번째 생일로,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 후 에어포스원에서 조촐한 생일 축하 만찬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 외교의 장… 정상급 인사들과 교류 예정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며, 장례식에서 유럽연합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등 여러 정상들과 비공식 만남을 가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번 장례식은 바티칸의 독특한 외교적 위상 속에서, 평소 접촉하기 어려운 국가 원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외교의 장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바티칸 방문은 국제 외교 무대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하는 동시에, 생전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복잡했던 관계를 다시 한번 조명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