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시민권자도 안심할 수 없는 세상
미국 시민권자 후안 카를로스 로페스-고메즈, 인종 프로파일링으로 ICE에 부당 구금돼
미국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시민권자 후안 카를로스 로페스-고메즈(20세)가 플로리다에서 교통 단속 중 체포되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부당하게 구금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출생증명서와 사회보장카드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플로리다의 논란이 된 이민법 SB 4-C 위반 혐의로 체포된 것입니다.
로페스-고메즈는 조지아주 카이로 출신으로 플로리다 탈라하시에서 건설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플로리다 고속도로 순찰대가 차량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그를 체포했고, 미국 시민임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시했으나 무시당했습니다.
법원에서 판사는 제출된 출생증명서와 사회보장카드가 진본임을 확인하고 이민법 위반 혐의가 근거 없음을 인정했지만, ICE의 구금 요청(Detainer) 때문에 석방 권한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들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묻고 싶었다. 그는 이곳 출신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너무나 무력했다”라고 로페스-고메즈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역사회와 이민자 권리 단체들은 구금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시위와 항의 집회를 열었습니다.
로페스-고메즈는 영어를 하지 못하고 토착 마야어(초촐어)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점, 외모 등으로 인해 인종 프로파일링의 피해자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영장 없는 구금은 위헌이며 언제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플로리다의 SB 4-C 법은 연방법원에 의해 집행이 중단된 상태였음에도, 주 경찰이 이를 근거로 체포를 강행한 점이 추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플로리다 이민자 연합의 토마스 케네디 정책분석가는 “이것은 플로리다의 잘못 설계된 억압적 이민법의 결과다. 미국 시민이 ICE에 의해 잘못 구금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로페스-고메즈는 가족, 변호인, 지역사회와 언론의 적극적 대응으로 48시간 만에 석방되었으며, 변호인단은 주정부를 상대로 부당 체포 및 구금에 대한 민사소송을 검토 중입니다.
이 사건은 미국 내 이민법 집행 과정에서 시민권자의 권리 침해, 인종 프로파일링, 연방-주정부 권한 충돌 등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전국적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